[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내년까지 1%포인트 이상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현지시간)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4.75∼5.25% 사이의 어딘가가 합리적인 상륙 지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기준금리가 3.75∼4%라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총 1%포인트가 넘는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어 데일리 총재는 금리인상이 중단되더라도 높은 기준금리를 계속 끌고 가겠다는 그간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그는 “(높아진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부분”이라며 “인상 후 유지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함께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시장 일각의 기대에는 선을 그었다.

데일리 총재는 "지금으로서는 (인상)중단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아예 논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지금 논의는 (금리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에 관해 이뤄지고 있으며, (경제에)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 수준이 얼마인지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을 보인 데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지만, 단 한 달의 지표만으로는 아직 승리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월러 이사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최근 몇 주간 나온 경제지표들 덕분에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인상으로 물러나는 것을 고려하는 일이 더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 상승세 둔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면서 섣부른 예단을 경계했다.

월러 이사는 “물가상승률이 우리의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이고 의미있게 떨어지려면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이 한참 남았다. (상황에 따라) 연속적인 50bp의 금리인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준 3인자로 꼽히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콘퍼런스에서 물가가 최우선 과제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물가안정의 복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물가안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이뤄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