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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눈물의 자영업’ 담양 메타프로방스 폐업 속출
코로나로 관광상권 직격탄…식당, 카페 등 20여곳 문닫아
임대료, 인건비, 원자재가격 상승에 주정차단속 강화까지
경영악화에 공실 늘지만 신축 상가 수십곳 또다시 공급
코로나19와 경기침체 여파로 담양메타프로방스 상권은 불과 1년 사이 20여곳의 크고 작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남은 있는 매장 일부도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담양)=서인주 기자] “피자가게에 이어 갈빗집 사장님이 사라졌어요.”

한 해 관광객 500만명이 찾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로수길 담양메타프로방스에 자영업·소상공인 폐업이 속출하면서 지역 경쟁력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관광상권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불과 1년 사이 20여곳의 크고 작은 가게가 문을 닫았다. 남은 매장 일부도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담양군은 주차장과 편의시설 확충 등 상권활성화 대신 주정차 단속 강화와 상가 추가공급 인허가마저 내주면서 눈총을 사고 있다.

15일 담양군과 메타프로방스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메타프로방스는 104개동 83개 업체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관리비 납부 등 실제 영업매장은 72개 업체로 확인됐다. 11곳이 사실상 가게문을 닫아 놓은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같은기간 커피숍, 갈비집, 피자가게, 액세서리 매장 등 10여곳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건비, 원자재값, 금리도 폭등하면서 메타프로방스 상권은 삼중고를 겪고 있다.

담양 메타프로방스 일대에는 비어있는 상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서인주 기자

관광상권의 경우 주말과 공휴일, 성수기를 제외하면 평일 매출은 반의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주변 상권도 이미 포화상태다. 실제 메타프로방스 일부 상가는 준공 이후 수년 동안 공실상태로 비어 있었고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은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수십여곳의 신축상가는 추가 공급 예정이다. 줄폐업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

담양메타프로방스 상권은 폐업과 공실이 늘어가는 가운데 또다시 수십여곳의 상가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인주 기자

높은 임대료도 부담이다. 이곳 임대료는 평당 10만원 수준으로 20평 기준 200만원의 임대료가 나가는 상황이다. 인근 대도시 광주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메타프로방스의 경우 가로수길을 제외하곤 차별화된 경쟁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커피숍과 의류, 액세서리 판매점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식당도 10곳이 채 안 된다. 곤충박물관을 빼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관광객 재방문율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담양군은 주요 관광지인 메타프로방스와 죽녹원 일대에 주정차단속을 강화하면서 상인과 관광객 모두의 불만을 사고 있다. 도로여건 개선과 주차동선 확충 등 대안 대신 일방적 단속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타프로방스의 경우 사고 우려가 높은 도로는 아예 단속을 하지 않으면서 이중잣대 논란까지 빚고 있어서다. 현재 담양군은 중앙선 방지봉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

상인들은 이달 말 메타프로방스 점주협의회를 구성해 생존권 확보 대책에 나설 예정이다.

담양군은 주차장 확보, 도로여건 개선 등 행정대안 대신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면서 상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눈총을 사고 있다. 서인주 기자

커피숍을 운영하는 A씨는 “자영업과 지역상권이 벼랑끝으로 몰리고 있는 가운데 담양군이 도움 대신 상처에 소금을 뿌려대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예비점주협의회 한 관계자는 “상권을 살리는 것은 몇 년에 걸쳐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들어가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 이라며 “담양군이 관광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하는 행태는 주정차 단속강화와 상가추가공급이다. 탁상행정이라는 비난을 사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광주에서 담양을 찾은 관광객 B씨는 “메타프로방스는 주말이면 주차장은 만원인 데다 차댈 곳이 마땅치 않은 게 현실” 이라며 “단속만이 능사가 아니다. 놀러왔다 과태료 딱지를 받으면 누가 좋아하겠느냐. 당장 도로여건과 현장분위기를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담양군 관계자는 “주정차 단속의 경우 안전확보를 위해 추가카메라 설치 대신 중앙선 차단봉을 설치할 계획” 이라며 “좀 더 지켜봐달라”고 답변했다.

한 해 500만명이 찾는 담양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휴양지로 유명한 프랑스 프로방스를 모티브로 삼았다. 이병노 담양군수가 투자유치단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어 왔다.

담양프로방스는 주말과 공휴일은 주차장이 만차다. 이에 따라 크고 작은 주차민원이 속출하고 있다. 서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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