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인터뷰]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이끈 박우량 신안군수
퍼플섬 등 컬러마케팅…핫플레이스 만들다
18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대전서 대통령상
CNN, 로이터 등 세계 유력 언론도 주목
박우량 신안군수(가운데)가 지난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유엔 세계 최우수마을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박 군수와 군청 직원들은 보라색 의상을 모두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신안)=서인주 기자] “퍼플섬은 도라지꽃에서 착안해 보라색 컬러마케팅으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발상의 전환이라고 볼 수 있죠. 앞으로도 보석같은 신안의 작은 섬을 모두가 살고 싶은 섬으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최근 18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문화관광 분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퍼플섬’으로 유명해진 반월·박지도에 관광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우수정책으로 성과를 낸 지방자치단체를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공유·확산시킬 목적으로 마련됐다.

퍼플섬은 인구 136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다. 고령화와 지방소멸로 활기를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오죽했으면 마을 주민들은 “두발로 걸어서 육지에 가고 싶다”는 소원을 자주 내비쳤다. 육지와 멀리 떨어진 외딴섬의 서러움. 주민들의 간절한 바램으로 안좌도와 박지도를 잇는 작은다리가 만들어 졌다. 박 군수는 소멸위기의 섬마을 활성화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섬에는 보라색 도라지꽃밖에 없어요”

박 군수는 주민들의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머릿속에 컬러마케팅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가진게 도라지꽃밖에 없는 섬을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여 이걸 팔아보자는 발상의 전환이다.

봄에는 라벤다, 여름에는 버들마편초, 가을에는 아스타 국화꽃으로 보라색 향연을 펼치고 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CNN과 로이터 등 세계 유력 언론이 주목했다. 주민들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보라색으로 물들였다.

평소 왕래가 없던 섬은 주말 평균 2000여 명이 다녀간다. 1년동안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 30만명에 달하면서 입장료 수입만 18억원을 얻었다. 일자리도 수십여개가 늘었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 관광지로 뜬 것이다.

퍼플섬은 인구 136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으로 고령화와 지방소멸로 활기를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박 군수는 이 섬에 컬러마케팅을 도입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서인주 기자

UNWTO(유엔세계관광기구)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한국 관광의 별 ‘본상’ 수상 등 신안군, 군민이 함께 가꾸고 노력한 결실이 인정받았다.

지난 10월 2일에는 8000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퍼플섬을 찾았다. 개장 이래 최고기록이다.

수도권과 경상도, 충청도 등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퍼플섬 3만 3000㎡에 조성된 아스타 꽃이 가을 햇살과 푸른 하늘, 바다, 관광객의 옷과 어우러져 마치 섬 전체가 보라색 물감을 풀어놓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는 평을 얻었다.

“퍼플섬은 보라색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한번은 가봐야 하는 곳으로 이미 입소문이 난 상태입니다. 왕새우 등 지역특산물과 연계해 관광객들의 입맛도 사로잡도록 하겠습니다”

가족, 연인, 각종 모임에서 보라색 옷을 맞춰 입고 퍼플섬을 방문하는 것은 이제 일종의 유행이 됐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퍼플섬 성공 요인은 주민 협업을 통해 자긍심을 높인 점, 자생식물 색상을 컨셉트로 설정한 점 등이다” 며 “주민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지역이 관광객들에게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는 핫플레이스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과 관광은 주민과 여행자 모두가 행복한, 공해 없는 소득 사업이자 미래산업이다. 박군수는 ‘1섬 1미술관(박물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지미술관, 바다미술관, 인피니또 조각미술관, 플로팅 뮤지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뮤지엄을 4개 이상 조성한다.

‘숲이 울창한 섬, 사계절 꽃피는 섬’ 사업을 확대해 모든 읍·면마다 ‘특색 있는 공원, 개성있는 정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실제 퍼플섬(반월·박지도)에는 퍼플교, 버들마편초, 라벤더, 아스타, 포토존 등 온통 보랏빛 향연을 펼치고 있는 특색있는 경관조성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 명소가 됐다.

또 여름철 대표정원인 도초도 환상의 정원과 수국공원은 2020 전남도 녹색도시 우수사례 도시숲 부문 ‘대상’과 2021 산림청 녹색도시 우수사례 가로수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 군수는 “세계적인 해양생태의 중심, 신안을 만들겠다. 갯벌, 해안, 무인도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친환경 세제 보급을 확대할 것” 이라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관리센터’도 건립해 퍼플섬 등 친환경 관광자원과의 시너지를 도출해 내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행교 아래로 찰랑이는 물살 대신 너른 갯벌이 있고, 섬에 아기자기한 포토존과 해안일주도로가 조성돼 있다” 며 “퍼플섬은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보라색의 성지 퍼플섬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또 "퍼플섬을 방문하는 모든 분들이 보라색 옷을 입고 오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다"며 "보라색을 좋아하는 전 세계인을 퍼플섬으로 초대한다"고 덧붙였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