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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최대증시 런던, 명품 앞세운 파리에 1위 내줘
블룸버그 자체 집계, 시총액 파리 증시, 런던 증시 추월
“브렉시트 여파로 영국 경제 수축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
英 에너지 위기·인플레이션·파운드화 가치 하락 등 악재
佛 LVMH, 에르메스 등 불황에도 강한 럭셔리 종목 선전
영국 런던에 있는 런던증권거래소 본부.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럽 주식 시장의 왕좌가 바뀌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고전하고 있는 영국의 런던 증시가 시가총액 규모 1위 자리를 프랑스 파리 증시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자체 집계 결과 파리 증시 시가총액이 2조8230억달러(약 3755조원)로 런던 증시 시총액(2조8210억달러·약 3752조원)을 근소하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브렉시트의 여파로 영국 경제가 수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적 신호”라고 해석했다.

EU 탈퇴 국민투표가 실시된 2016년에만 해도 런던 증시의 시총액은 파리 증시 보다 무려 1조 5000억달러(약 1987조원) 많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마이클 손더스 옥스포드이코노믹스(OE)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영국 경제 전체가 브렉시트로 인해 영구 손상을 입었다”며 “브렉시트로 잠재적 생산이 그렇게 줄어들지 않았다면 세금인상이나 지출 삭감은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EU 탈퇴 뒤 영국 경제가 활력을 잃은 데다 올 들어선 우크라이나 전쟁 발(發) 에너지 위기, 10%대로 치솟은 물가상승률,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시장 역행적 감세 정책, 영국 통화 가치 하락 등 여러 악재들이 닥쳤다.

올 들어 미 달러화 대비 파운드화 가치는 13% 떨어져 9% 하락한 유로화 보다 더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악조건은 중소기업에 더 크게 타격을 입혔다. 올해 영국 증시에서 대형주 위주인 FTSE100 지수는 0.4% 내리는데 그쳤지만 중·소형주 지수인 FTSE250는 17% 급락했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는 불황에 강한 럭셔리 종목 선전에 힘 입어 덩치를 불렸다.

파리 증시에선 루이비통, 디오르 등을 보유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로레알, 에르메스 등 소매 종목들이 상위 5위 안에 포진해 있다.

특히 LVMH가 세계 경제 침체 우려에도 견고했다. LVMH는 북미 지역 부유층의 ‘플렉스(Flex·성공과 부를 과시하는 경향)’ 덕에 기록적인 판매고를 기록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완화 기대감이 더해져 LVMH 시총액은 3640억달러(약 482조원)로 유럽 1위에 등극했다.

한편 영국에선 2016년 국민투표 이후 EU 탈퇴를 결정한 보수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셰번 하빌랜드 영국 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영국 기업들은 브렉시트 이후 어떠한 긍정적 효과도 보지 못했다며, 리시 수낵 새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가 EU와 무역 관계를 개선해 기업 성장을 촉진하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손더스 연구원 역시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이 EU와의 관계 개선에 집중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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