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를 설립한 자오창펑(趙長鵬·사진)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은행을 포함해 인수 대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 자산 산업과 전통 금융간 경계가 모호해 지고 있다면서다. 그는 바이낸스가 올해 기업 인수와 투자에 10억달러(약 1조4200억원) 이상을 쓸 수 있다고 지난달 말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오창펑 CEO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열린 웹 서밋(Web Summit) 콘퍼런스 인터뷰에서 “지역 (금융업) 라이선스의 특정 유형, 전통 은행 업무, 지불 서비스 제공업체, 심지어 은행을 보유한 사람들이 있다”면서 “우린 그런 것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 대상을 특정하진 않았다. 그는 “가상자산과 전통적 금융 세계 사이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자오 CEO의 발언이 디지털 자산과 전통적인 금융이 점점 더 상호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금융기관도 가상자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시장이 붕괴해 가상자산 가치가 약 2조달러 감소한 상황에서다.

자오 CEO는 바이낸스가 은행에 대한 소수 지분 투자 또는 전체 인수에 모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했다. 은행과 이런 계약을 체결하면 은행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고 바이낸스엔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그는 말했다.

자오 CEO는 “은행이 우리와 협력할 때, 우리가 매우 많은 사용자를 은행에 몰아주고, 그 은행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한다는 걸 알았다”면서 “우리가 은행에 투자하는 게 어떤가. 그러면 주식 상승분의 일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 인수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자오 CEO의 순자산(3일 현재)은 199억달러로 세계 63위에 올라 있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