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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십만 사망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2년만에 휴전 합의
아프리카연합 중재 하에 프리토리아에서 열흘간 평화협상
무장해제·법질서 회복 당에 뜻 모아
에티오피아군 지원한 에리트레아 군 등 협정 준수 불투명
2일(현지시간) 레드완 후세인 에티오피아 정부 측 협상 대표(왼쪽)와 게타추 레다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측 협상 대표가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이날 양측은 지난 2년간 지속해온 티그라이 내전을 중단키로 합의했다. [A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수십만 명의 사망자와 200만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한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이 2년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2일(현지시간) AP 등에 따르면 내전 당사자인 에티오피아 정부와 반군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이 교전을 중단키로 합의했다고 올루세군 오바산조 아프리카연합(AU) 특사가 밝혔다. 앞서 양측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AU의 중재 하에 열흘간 평화협상을 벌여왔다.

오바산조 AU 특사는 브리핑을 통해 “에티오피아 정부와 티그라이 당국이 공식적으로 적대행위 중단을 합의했다”면서 “이 순간은 평화 프로세스의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양측이 질서 있고 순조로우며 조율된 무장해제, 법과 질서의 회복, (통신 및 금융 등) 서비스의 복원,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방해 받지 않는 접근 등에도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와 티그라이 당국은 ▷조율된 무장 해제 ▷법과 질서의 회복 ▷사회 서비스망 복원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방해받지 않는 접근 ▷민간인 보호 등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은 티그라이 내전 발발 2주년을 하루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내전이 일어난 이후 공시식적으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전은 지난 2020년 11월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TPLF 간의 권력 다툼으로 촉발됐다. 과거 에티오피아 정권을 좌지우지하던 TPLF는 2018년 아비 아머드 총리가 집권하면서 권력에서 멀어졌다.

이후 TPLF는 2020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정부가 총선을 연기하자 자체적으로 선거를 진행, 정부와 본격적으로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아비 총리는 자신의 권위를 거스른 TPLF를 상대로 군을 투입해 이른바 ‘법질서 회복’ 작전에 나서면서 내전이 본격화했다.

에티오피아 당국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문구와 정신에 양측이 충실해야 한다”고 했고, 티그라이 협상단 대표인 게타추 레다 TPLF 대변인은 “국민의 고통에 대처하고 신뢰를 구축해야 하므로 힘든 양보를 한 것”이라며 “쌍방이 다짐을 이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환영할 만한 첫걸음”이라면서 이번 휴전 합의를 축하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다만 이번 평화협상에는 에티오피아 정부군과 함께 싸워온 인접국 에리트레아 군과 다른 에티오피아 지역 동맹군이 참석하지 않아, 이들까지 협정을 준수할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후루 케냐타 전 케냐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티그라이 정부를 중앙 정부에 다시 통합하기 위한 조항도 포함하고 있다”면서 “악마는 (합의를) 이행하는 중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리트레아 군과 지역 동맹군이 평화 프로세스를 다시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편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UN주재 미국 대사는 티그라이 내전으로 최대 50만 명이 숨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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