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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최종금리는 더 높게…인상중단은 시기상조”
이르면 12월 ‘빅 스텝’ 단행 가능성
금리 인상 속도 조절 시사
매파적 입장은 고수 “인상 중단은 시기 상조”
WSJ “내년 초까지 기준 금리 5% 웃돌 수도”
전문가 “긴축 속도 조절이 정책 전환 의미하는 것 아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이르면 내달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최종적으로 금리를 높은 수준까지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면서 “금리 인상 중단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일(현지시간)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가운데 이르면 내달 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이 최종적으로는 기존 전망치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혀 연준이 여전히 ‘매파적’ 입장에서 선회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이날 연준의 발표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3.00~3.25%에서 3.75%~4.0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9월 회의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금리 인상 전망치가 1.25%로 예측된만큼, 시장은 연준이 11월 ‘자이언트 스텝’ 이후 12월에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연준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도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향후 (금리) 증가 속도를 결정할 때, 통화 정책이 향후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 지연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시기는 이르면 다음번 회의가 될 수 있다”면서 시장의 전망과 발을 맞췄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속도 조절론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내수와 주택 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분석가들은 연준이 지나친 긴축을 피하기 위해서 금리 인상을 늦추는 것을 선호할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한다”며 “반면 높은 물가와 고용 시장의 강한 흐름은 연준의 속도 조절을 방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파월 의장도 이 자리에서 긴축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은 없다"라며 "(금리 인상) 일시중단을 논의하는 일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갈 길이 남았다”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줄이는 문제보다 어느 정도까지 금리를 올릴지, 통화정책을 언제까지 제한적으로 유지할지의 문제가 훨씬 중요하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더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파월 의장은 “지난 회의 이후 들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9월 회의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최종 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월 FOMC 회의 참석자들은 내년 초까지 금리가 4.6%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리는 것보다 너무 적게 올리는 것이 더 되돌리기 힘든 ‘오류’가 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충분히 긴축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그의 발언은 이제 시장의 관심을 12월 금리 인상 규모보다 연준이 어느 시점에서,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지로 옮기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이날 파월 의장이 한 발언의 핵심은 금리 인상 속도보다는 연준이 목표로하는 궁극적인 금리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이미 선물 투자자 사이에서는 내년 봄까지 연준이 기준 금리를 5%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에릭 와이즈먼 보스턴 MFS 투자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연준 회의에서 나온 가장 중요한 단 하나는 연준이 금리 고점을 더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다른 것은 다 잊어도 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멀버리 잭 투자운용사 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연준이 이날 시장이 기대했던 ‘피벗’(입장 선회)과 선을 그었다고 분석했다. 연준의 피봇은 긴축에서 완화로 통화정책을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라이언은 “피벗과 긴축 속도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이제는 연준이 원하는 최종 금리까지 가기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준 금리 결정에 있어 물가가 가장 중요한 변수임을 여러번 내비쳤다. 아네타 마르코프스카 제프리 수석 금융 경제학자는 “연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연준을 멈추기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물가만 신경쓰다가 자칫 지나치게 높은 수준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WSJ은 “연준이 정책 전환을 하기 전에 물가가 먼저 하락하기를 바란다면 금리를 너무 많이 올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고, 에릭 위노그라드 얼라이언스번스틴 수석 경제학자는 “금리 인상이 체감되기까지는 9~12개월, 최대 효과까지는 12~18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을 내년까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해석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나스닥이 3.36%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50%, 1.55% 하락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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