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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이란 공격 임박” 미국과 첩보 공유…미워도 다시 한번?
WSJ 보도…“이란 반정부 시위 관심 돌리려 사우디·이라크 위협”
백악관 “대응태세 갖춰”…미·사우디 관계개선 계기될 수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7월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알살람 궁에 도착해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석유 감산 문제로 미국과 틀어진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미국에 공유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우디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사우디, 미국, 중동 지역 이웃 국가들은 군의 위기대응태세를 격상했다.

이번 사안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간의 갈등이 풀리는 계기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사우디 측이 입수해 미국에 제공한 첩보에 따르면 이란은 사우디아라비 왕실과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쿠르디스탄 에르빌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히잡 미착용 의문사’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이란 정부를 제재하고, 이란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쓰인 수백대의 무인비행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란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우려가 커졌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이러한 공격을 감행하려는 건 9월부터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에서 관심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시도라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성명에서 이런 경고에 우려하고 있다며 만약 이란이 공격을 실행한다면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NSC 공보담당은 “(이란의)위협을 우려하고 있으며, 사우디와 군사 및 정보 채널 연락망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이익과 파트터들을 방어하기 위한 행동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9월 하순부터 이라크 북부 지역을 수십 발의 탄도미사일과 무장 드론으로 공격해 왔으며, 이 중 하나가 에르빌을 향해 날아가다가 미군 군용기에 의해 격추된 적도 있다.

이란 정부는 ‘이란 쿠르드 분리주의 세력’이 에르빌에 근거지를 두고 이란 본토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이스라엘이 이란 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고 공공연히 비난해 왔다.

사우디에 대한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계기로 사우디와 미국 사이의 군사·정보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최근 수년간 긴장상태였던 양국간의 관계가 개선될 지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미국은 2018년 10월에 발생한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고 사우디를 배척하는 전략을 펴왔다.

그러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로 직접 날아가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이달부터 하루 200만배럴씩 대규모 감산에 합의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사우디 사이의 관계가 과연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백악관을 통해 밝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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