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평소 호전적인 언사로 극우 성향 인물로 분류되는 러시아 국영방송의 한 진행자가 방송 도중 러시아를 비난했다는 1980년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강물에 빠트려 죽였어야 했다는 극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방영된 방송사는 발언을 놓고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계약을 중단한다며 급히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드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RT의 진행자 안톤 크라소프스키는 지난주 자신이 진행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공상과학(SF) 작가 세르게이 루키야넨코와 대화 도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

방송에 출연한 루키야넨코는 지난 1980년대 우크라이나 서부를 방문했을 당시 병원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우크라이나를 러시아가 점령하지 않았다면 우크라이나가 더 잘 살았을 것’이라 말했다고 전했다.

이 말을 들은 크라소프스키는 “그 아이들을 티시나 강에 빠트려 죽였어야 했다”며 “러시아를 비판한 우크라이나 어린이는 익사시키거나 오두막에 넣어 불태울 수 있다”고도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선 크라소프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병사들이 성폭행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서 웃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확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문제의 방송 영상을 공유하면서 “아직도 RT를 금지하지 않은 나라는 이 방송을 봐야 한다. 당신의 나라에서 RT 방송을 허가한다는 것은 이 방송 내용을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쿨레바 장관은 “공격적인 대량학살 선동은 표현의 자유와 무관하다”며 RT 방송 금지를 촉구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RT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문제 발언을 한 크라소프스키와 계약을 중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마르가리타 시모냔 RT 보도국장은 텔레그램 계정에 올린 성명에서 “크라소프스키의 발언은 거칠고 역겹다”고 비난하고 “나를 비롯한 RT 팀은 우리 중 누군가가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