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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조달 위기에…삼성, 산은 크레디트 뚫었다
채권시장發 돈맥경화…삼성전자도 선제적 ‘유동성 확보’
“내년 자본시장 더 경색”…최근 한도대출 개설
우량기업 삼성 시나리오경영에 재계 영향줄 듯

금리인상과 증시침체 등으로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한 기업의 시장성 자금조달 창구가 막히면서 우량기업인 삼성전자도 KDB산업은행의 크레디트라인(Credit Line·한도대출)을 개설한 것으로 파악됐다. ▶관련기사 2·3·14면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경제 악화로 자본시장이 더 경색될 것으로 전망하고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모색 중인 가운데 최근 산업은행의 기업금융에 접촉해 크레디트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기업이 잘 활용하지 않던 산은의 크레디트가 자금 조달의 돌파구로 꼽힌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자금조달시장의 상황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예고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산은을 접촉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상황으로, 그만큼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금리 인상, 환율 변동 등으로 인한 한국 자본시장의 여파가 내년에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올 2분기 말 약 124조원으로 당장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환율 변동성 심화 등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에 대비해 국책은행의 크레디트라인부터 뚫어놓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30조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집행하는 등 투자규모도 늘리고 있다. 2020년 38조5000억원에 이르던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지난해 48조20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올 상반기까지 20조3000억원이 투입됐다.

아울러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인수합병(M&A)도 예고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준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도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M&A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영업활동만으로도 수십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함에 따라 자금조달 시장에서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반도체 사업 타격으로 올해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견고한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자금 경색에 대비해, 최대한 현금을 쌓아두고 다른 자금 확보 방안을 찾아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목돈이 필요할 때 자본시장을 활용할 경우 높은 금리 등으로 자금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일찌감치 산업은행을 접촉한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산은의 기업금융을 통해 현재의 신용등급과 재무상태에선 얼마나 대출이 가능할지, 금리는 어느 정도인지 등을 상세하게 파악해 내년 경제상황 대비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자금조달 창구 다양성을 위해, 산은 외 다른 국책 은행의 문도 두드리며 관계를 확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크레디크 라인 개설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금보유가 많은 삼성마저 자금조달을 걱정할 정도라면 다른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대부분 기업들이 자금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미 기자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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