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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소연의 와인산책 - 몬테레이 피노누아의 정수 ‘카멜로드’] 3만원대 ‘가성비 와인’ 열풍 주도…은은한 과일향의 100% 피노누아
카멜로드 피노누아가 생산된 미국 센트럴 코스트의 몬테레이 지역. [아영FBC 제공]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2시간 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카멜 바이 더 시(Carmel by the sea)’라는 작은 항구도시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은 짭쪼름하고 비릿한 내음이 코끝을 스치는 보통의 항구도시라기 보다 아기자기한 건물들과 해안을 낀 아름다운 경치, 여유있는 주민들의 분위기 등 유럽의 작은 마을과 같은 느낌에 더 가깝다.

실제도 이곳은 유명 시인과 배우들이 사랑한 ‘예술인의 고장’으로 이름을 날린 곳이다. 예술인들이 이곳을 너무 사랑하다 보니 이 도시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시 행정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그는 1980년대 후반 4년간 이곳의 시장직을 역임하며 지내며 도시 곳곳을 누볐다.

카멜로드 피노누아. [아영FBC 제공]

이 도시의 이름을 딴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이 도시와 닮아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부드럽고, 섬세한 과실향을 느낄 수 있다. 캘리포니아 주요 와인 산지인 센트럴 코스트 중에서도 몬테레이 지역에 속한 이 와인의 산지는 계곡 지형이 많고 바다가 연결돼 있어 나파밸리나 소노마보다 기후가 서늘하다. 덕분에 카페르네쇼비뇽 보다는 샤르도네와 피노누아가 잘 자란다. 카멜로드 피노누아는 이곳에서 생산한 피노누아 100%로 만들었다.

버건디 잔 안에서 은은하게 과실향이 퍼지는 이 와인은 지난 2015년 소믈리에가 주관하는 품평회 ‘소믈리에 베스트 초이스’에서 ‘베스트 데일리 레드 와인’ 분야 스페셜 티(심사위원들이 100여종의 시음 와인 중 가장 인상적인 와인을 선택하는 것) 최다 득표 와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혜진 롯데슈퍼 와인 MD(상품담당자)도 이 와인을 ‘몬테레이 카운티 피노 누아의 정석을 보여주는 와인이다’라고 평했다.

국내에서 이 와인이 ‘가성비 와인’으로 꼽히는 것은 재배와 양조가 까다로워 ‘손이 많이 가는’ 피노누아 100%가 들어갔는데도 가격은 3만원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피노누아 최대 산지인 프랑스 부르고뉴산이 7만원대 이상에서 가격이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싸게 느껴진다. 미국이라는 신대륙, 그 중에서도 나파밸리나 소노마 보다 덜 알려진 센트럴 코스트에서 생산된 와인이다 보니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는 게 와인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한때는 ‘정용진 와인’으로도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와인을 소개한 것. 덕분에 카멜로드 피노누아가 국내에서 ‘가성비 와인 열풍의 시발점’이 됐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 신소연 기자

[도움말=아영FBC]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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