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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위기급 8% 금리 덮치면 대출한도 1억 ↓ 이자부담은 ↑
연봉 6000만원 대출 시뮬레이션
주담대 한도 2억4170만원에서
1억790만원으로 1억 이상 감소
年 이자 1281만원 → 1309만원

“대출한도 금액은 1억원이 주는데, 이자는 더 낸다니요?”

2008년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주택담보대출 8%, 신용대출 9%의 고금리 시대가 예고된다. ‘영끌족’은 물론이고, 앞으로 대출이 필요한 자금계획이 있는 이라면 비상 상황이 도래한 것과 같다.

당장 17일 공시되는 은행 변동금리 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10년 만에 3.0%를 넘길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공시된 8월 코픽스는 2.96%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같은 폭만큼만 인상돼도 2012년 12월(3.09%) 이후 9년9개월 만에 3%를 넘어선다. 이에 따라 18일부터 시중은행들의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대출금리는 즉각 반영해 인상될 전망이다.

이달 14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5.09~7.108%로 상단이 7%를 넘었다. 한은의 포워드 가이던스(사전 예고)를 반영해 다음달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시장에서 전망하고 있는 8~9% 선의 대출금리가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총원리금상환비율(DSR)이 올 7월부터 1억원 초과 대출에 적용되면서, 금리 인상 시 대출 한도는 줄고 이자는 늘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신용대출 5000만원을 보유한 연 소득 6000만원(4인 가족 중위) 근로자가 서울 시내 아파트(중위값 10억원가량)를 매매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대출 조건은 얼마나 달라질까? KB국민은행이 지난해 12월(주담대 금리 4.3%, 신용대출 금리 5%)과 올 연말(주담대 8%, 신용대출 9%)을 가정해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대출 한도는 1억원 이상 감소하고 이자비용은 100만원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엔 대출 가능 한도 2억4170만원(DSR 40%적용)과 이자비용 1281만4112원(30년만기 주담대 1031만4112원+신용대출 250만원)이 적용됐던 반면, 올 연말 주담대 8%, 신용대출 9% 금리가 현실화할 경우의 주담대 한도는 1억790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1억3380만원이 줄며 대출가능금액이 반토막 난 것이다. 올라간 금리에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이 늘면서 한도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대출은 적게 받았는데 이자는 오히려 늘었다. 주담대(30년 만기) 이자는 859만9426원, 신용대출 이자는 450만원으로 전체 이자 비용은 1309만9426원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높여 대출금리를 압박하고 있지만, 추세적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대출금리도 따라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이 더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2일 빅스텝을 단행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가격·가계부채 증가율 조정이 국민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 죄송한 마음이지만 거시 경제 전체로는 안정에 기여하는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 물가 오름세를 잡지 않으면 나중에 실질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 거시적으로 일단 물가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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