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글로벌 빅테크 망 무임승차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연합]

“구글과 넷플릭스는 더 이상 거짓 정보를 유포하거나 이용자를 볼모로 여론을 왜곡하는 것을 중지하길 바란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구글과 넷플릭스의 ‘인터넷 망 무임승차’에 맞서 마침내 공동 대응에 나섰다. 구글과 넷플릭스가 펼치는 여론전에 대해 “가짜뉴스를 전파하고 여론을 호도, 선동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국회에 발의된 이른바 ‘망 무임승차 방지법’의 조속한 통과를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 망 무임승차하는 글로벌 빅테크,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넷플릭스와 2년 넘게 소송 중인 SK브로드밴드가 그동안 홀로 전면에 나서왔지만 이날 KT, LG유플러스 관계자도 동석해 힘을 보탰다. 김영수 LG유플러스 담당은 “국내 통신정책과 인프라에 대한 지적이 사실과 달라 바로잡고자 동참했다”고 밝혔다.

통신 3사 관계자들은 이날 차례로 연단에 올라 구글과 넷플릭스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망 무임승차 방지법’이 통과되면 “유튜버들이 피해를 본다”,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막는다” 등의 우려를 일축하며 반박에 나섰다.

김성진 SK브로드밴드 실장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주장은 사실도 아니고, 사실이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에서의 사업 운영방식을 바꿀 수 있다며 크리에이터들의 수익배분 축소를 시사했다.

김성진 실장은 “구글이 사업 운영방식을 바꿔야 할 만큼 망 이용료 부담이 큰 지 의문”이라며 “구글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어가는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도 “망 이용료가 구글의 영업이익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유튜버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할 정도의 액수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필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실장은 “구글이 유튜버들에게 법안에 반대하는 영상을 올리라고 하고 있다”며 “법안에 대해 의견이 있으면 유튜버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사실에 기초한 주장을 직접 해달라”라고 꼬집었다. 통신사의 이중청구 지적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박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통신사가 일반 이용자들한테 인터넷 이용료를 받으면서 왜 콘텐츠 사업자(CP)한테도 받으려 하느냐”며 이중청구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김성진 실장은 “CP의 콘텐츠가 최종 이용자한테 전달되도록 서비스를 통신사가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이라며 “1심에서 패소한 넷플릭스가 2심에선 이 주장을 안 하고 있다. 그럼에도 폐기한 주장이 여전히 (사실인 것처럼) 전파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넷플릭스는 우리나라 인터넷 망의 34.1%를 점유하지만 이용료 지불없이 공짜로 쓰고 있다.

박철호 KT 상무는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플러스,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고 있는데 트래픽을 많이 유발하는 구글과 넷플릭스만 안 내고 있다”며 “통신 사업자들의 바람은 통신사 이익 보호가 아니라 정상적인 거래관계의 복원”이라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