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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메를 잡종견으로, 나이도 속이고’…‘펫보험’ 사기주의보
펫보험 관심 늘면서 보험사기 의심사례 잇따라
상대적으로 보험료 싼 믹스견으로 가입하거나
사람처럼 질병사실 숨기고 가입해 적발되기도
견종을 속이거나 나이를 속여서 가입하는 등 펫보험 가입자들이 늘면서 보험사기 의심 사례들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1. 최근 서울에 사는 A씨는 자신의 개를 ‘믹스견’으로 기재하고 반려견보험(이하 펫보험)에 가입했다. 가입 심사과정에 제출된 반려견의 사진을 한참을 들여다 본 보험사 직원은 견주를 추궁해 믹스견이 아닌 ‘포메라니언’이라는 답을 들었다. ‘족보있는 개’의 보험료가 ‘믹스견’보다 비싸서 생긴 상황이다. 결국 보험사는 이를 ‘보험사기’로 보고 계약을 해지했다.

#2. 경기도 소재의 한 동물병원에서 반려견 치료를 한 B씨. 반려견은 신장결석과 방광결석 진단을 받았다. B씨는 3개월전 가입한 펫보험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금 심사과정에서 반려견이 펫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나이인 만 10세라는 것이 확인돼 계약이 해지 됐다. 이 펫보험은 생후 3개월~만8세의 반려동물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최근 한 대형 보험사 보험사기팀에서 처리한 실제 사례들이다. 펫보험에 가입하는 사람이 늘면서 ‘보험사기’로 의심되는 사례들이 덩달아 늘고 있다. ‘인(人)보험’만큼 보험금 청구액이 많지 않아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계약해지 수준에 그치지만 경찰수사나 금융당국의 조사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들이다.

대표적인 것은 견종을 속이는 것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순수혈통의 개들은 믹스견보다 질병에 취약해 보험료도 높게 측정되는 것이 보통이라 족보를 숨긴채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종과 교배를 하며 탄생한 믹스견의 경우 상대적으로 질병에 강해 보험료가 쌀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 보험사의 펫보험 상품의 보험료를 계산해 보면 2022년 7월생 믹스견(5㎏ 미만)의 경우 보험료가 2만9540원, 같은 연령의 포메라니언의 경우 4만1940원으로 책정됐다.

질병을 숨기고 펫보험에 가입한 경우도 많다. 가입자가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의 한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의 ‘발작, 경련’ 증상을 치료하고 보험금을 청구한 C씨는 보상 받지 못했다. 펫보험 가입 전, 이미 다른 동물병원에서 발작과 경련으로 반려견 치료를 받은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유형의 ‘보험 사기의심’ 사례들이 나오고 있지만 적발은 쉽지 않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진료기록’이 필요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이를 제출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등의 경우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보험사는 병원에 진료기록을 청구할 수 있고 병원은 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며 “동물의 경우 품종을 속이거나 연령을 속여 보험에 가입해도 진짜 자료를 가지고 있을 확률이 큰 병원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받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동물병원의 의무기록 역시 관리가 허술한 것도 문제”라며 “동물병원의 의무기록은 상대적으로 수정과 변경이 용이한 편”이라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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