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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에도 '더블 빅스텝' 전망…고물가·강달러 내년까지 금리 올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박자연 기자] 한국은행이 석달만에 다시 빅스텝 카드를 꺼내며 기준금리를 연 3.0%로 올렸다. 시장에선 금융통화위원회가 11월에도 또 다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5%대 상승률을 보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 역시 변동성을 확대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과의 정책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 유출 경계감도 확대되고 있다.

▶물가상승 잡히지 않아…금리 더 올린다= 물가 상승은 정점이 지났다는 분석이지만 여전히 상승 기조가 강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정부가 계속 ‘10월 물가정점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 인상분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정점이 그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피크를 찍었다고 하는데, 사실 코어 인플레이션(근원 물가)은 올라가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나 농산물이나 변동성 큰 것들의 영향은 줄어들지만 국내 서비스 물가라던가 임금이라던가 국내 요인들이 점점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4.5%로 전월(4.4%)보다 올라 2009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 OPEC+가 원유 감산을 결정하면서 국제 유가도 오를 전망이다.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종료, 동절기 수요 등도 유가의 상방 흐름에 힘을 보태 소비자물가를 밀어올리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도 변수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11일(현지시간)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을 종전 4.0%에서 5.5%로 1.5%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5.5% 물가상승률은 정부 전망치(5.2%)를 넘어선 수준이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경우, ‘물가’를 정책 목표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는 한은으로선 추가 금리 인상 압박을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내년 상반기까지 5%대 물가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11월 ‘더블빅스텝’에 내년에도 인상…금리 3.75%도 갈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 강도를 높이는 것도 한은이 통화긴축 고삐를 당기는 이유다.

미국은 당장 다음달에도 한꺼번에 정책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정책금리 상단이 4.0%로 한은이 11월 빅스텝으로 응수해도 기준금리는 3.50%로 0.50%포인트 미국과 역전된다.

시장에선 이에 한은이 11월 더블 빅스텝은 물론 내년 1분기에도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가 물가상승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탠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도 3.75%까지 높아졌다. BNP파리바는 한은이 10월과 11월 더블빅스텝에 나선 뒤 내년 1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가 3.75%까지 기준금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미 연준 점도표상 내년 초 금리 상단이 4.5~4.75%가 예상되는 만큼, 한미 금리차는 0.75%~1.0%포인트 벌어질 수 있다.

▶한미금리차 역전, 환율상승 압박…경기침체 우려 커져=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면 달러가치를 더 높여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불러온다. 대외의존도가 큰 한국경제로선 부담이다.

환율 상승은 원자재나 중간재 등 수입물가를 올리고 이는 소비자물가에 전이된다. 수입물가가 오르는 동시에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무역수지는 올 들어 30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적자폭을 기록하고 있다. 수출과 수입의 불균형은 경상수지도 적자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실제 8월 상품수지(수출-수입) 적자가 44억5000만달러 적자로 198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을 기록하면서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수지 악화는 국내에 들어오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아지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원/달러 환율 상승의 고리가 우리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단 이야기다.

한은으로선 통화긴축으로 외환시장 불균형을 막아야할 의무가 더해질 수 밖에 없다.

yjsung@heraldcorp.com
nature6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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