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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성질 내는 로봇 봤어?…LG 창원 공장에 퍼진 ‘경보음’ 정체 [비즈360]
로봇을 통한 물류 자동화…디지털 트윈 통한 첨단 제조방식 눈길 끌어
60여 년 노하우와 최첨단 기술 총동원해 가전 제조혁신 미래 제시
최종 완공되는 2025년까지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라인 추가 예정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지상에서 5G 전용망 기반 물류로봇(AGV)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장면.[LG전자 제공]

[헤럴드경제(창원)=김지헌 기자] “지금 여러분이 로봇이 지나갈 길을 막고 있어서, 로봇이 지나가기 전 알리기 위해 신호음이 크게 내는 것입니다.”

지난 6일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LG스마트파크의 한 냉장고 조립 라인. 취재진이 공장 내부 설명을 듣고 있는데 난데없이 신호경보음이 크게 공장 내부에 울렸다. 현장에서 안내하던 직원들은 급하게 “취재진이 설명을 듣느라 AGV 물류 로봇이 지나가는 경로를 막아 소리가 나는 것”이라며 로봇이 지나갈 수 있도록 서 있는 위치를 조금씩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물류 로봇(AGV)은 LG스마트파크 공장 안에 원활한 물류를 위해 필요한 자재를 자동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와 협업을 바탕으로 5G 전용 통신망을 구축, 공장 내 끊김 없는 통신을 통해 로봇을 통한 자동화된 물류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물류 로봇은 바닥의 자석을 통해 이동하는 다른 로봇들과 달리 QR코드를 통해 길을 인식하고 이동한다. 기자가 약 1m 거리로 다가가 로봇에 손을 내밀자, 주변 환경을 파악하듯 로봇은 잠시 이동을 멈추기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닥에 그려진 띠와 QR코드를 바탕으로 로봇이 물건을 운반하는 덕분에, 실제로 공장 안에서 사람이 부품을 들고 이동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LG스마트파크는 물류 자동화 시스템 통해 업무와 공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재 공급시간은 기존보다 25% 단축됐고 물류면적은 30% 정도 감소했다. 예기치 못한 설비 고장으로 작업이 중단되는 시간도 9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직원들이 LG스마트파크의 지능형 공정시스템이 보여주는 버츄얼 팩토리를 확인하고 있다. 지능형 공정시스템은 냉장고 생산,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등 실제 공장 가동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는 올해 3월 국내 가전업계 최초로 세계경제포럼의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1976년 준공된 LG전자 창원공장은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적으로 2017년부터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시작했다. 2021년 9월에 1차로 ▷초프리미엄 ‘LG 시그니처’ 냉장고 ▷오브제컬렉션, 북미향 프렌치도어 등 냉장고 ▷정수기 등 3개 라인의 가동을 시작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한 공정 효율화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대형 화면이 있다. 화면에서는 디지털 트윈(디지털 가상공간에 현실과 동일한 대상을 만들고 인공지능·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으로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으로 구현한 생산라인과 부품 이동, 재고 상황, 설비 이상유무, 제품 생산 실적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트윈 기술은 물류에서도 진가를 발휘한다. 30초마다 공장 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10분 뒤 생산라인의 상황을 예측한다. 예를 들어 10분 뒤에 라인 일부에서 자재가 부족해 정체가 될 예정이라면 미리 해결하도록 안내한다. 실시간으로 생산 과정을 시뮬레이션 하기 때문에 한 개 라인에서 여러 종류의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 맞춰 부품과 자재를 적시에 공급한다.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생산라인에 설치된 로봇팔이 20킬로그램(kg)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LG전자 제공]
LG스마트파크 통합생산동 전경.[LG전자 제공]

거대한 로봇팔 역시 현장을 방문한 취재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생산라인에 들어서면 로봇팔이 20㎏이 넘는 커다란 냉장고 문을 가뿐히 들어 본체에 조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염이 발생하는 용접, 손이 많이 가는 나사 체결도 로봇팔이 진행한다.

LG전자는 로봇팔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3D 비전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해 로봇이 정확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로봇이 어렵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동안 작업자는 생산라인이나 로봇 작동상황 등을 모니터링하고 컨트롤해 품질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 시간당 제품 생산대수는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스마트파크는 스마트팩토리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트윈’을 포함해 로봇, 디지털 정보화 기반의 유연 생산시스템 등을 활용해 1개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58종의 모델을 생산한다.

LG전자는 LG스마트파크의 생산성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생활가전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면서 협력사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창원 지역에 있는 11개 주요 협력사의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4700여명으로 LG스마트파크 가동 전인 2020년 말 대비 약 15% 증가했다.

LG스마트파크 준공 과정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다. 통합생산동 1차 준공을 위해 22개 지역 건설업체와 누적인원 16만 명이 참여했다.

LG전자는 창원 LG스마트파크에 이어 글로벌 생산거점에도 단계적으로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늘리면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노력을 펼치며 글로벌 가전 선도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할 방침이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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