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냉동 보관한 난소를 이식한 뒤 임신과 출산에 성공한 이스라엘 여성 츠비아(왼쪽)씨와 난소 이식 수술을 한 아리엘 레벨(오른쪽) 히브리대 산부인과 교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스라엘의 한 40대 여성이 20년간 냉동 보관했던 자신의 난소를 이식한 뒤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

4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아리엘 레벨 히브리대 산부인과 교수는 츠비아라는 46세 여성이 20년간 냉동 보관했던 난소 일부를 이식한 뒤 최근 자연 임신과 출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신문에 따르면 츠비아 씨는 25세에 암 진단을 받은 뒤 화학적 항암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난소를 냉동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의료진은 공격적인 항암 치료 시 난소가 손상될 수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이에 출산을 매우 중요시하는 독실한 유대교도인 그녀는 항암치료 후 출산을 시도하기 위해 오른쪽 난소를 절개해 냉동 보관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암 치료에 성공한 츠비아 씨는 보관했던 난소의 일부를 이식해 체외수정을 통해 첫 아이를 출산했다. 몇 년 후 둘째를 갖고 싶었던 츠비아 씨 부부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기존에 이식한 난소가 더는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자, 츠비아 씨는 냉동 보관했던 남은 난소 조각을 다시 이식 받았다.

20년이나 되는 오랜 냉동보관 기간이었음에도 츠비아 씨는 자연 임신에 성공하며 건강한 딸을 낳았다.

레벨 교수는 “그녀는 20년간 냉동 보존된 난소 덕분에 45세 때 자연 임신하게 됐다”며 “나이가 들어서도 임신할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며 사실상 폐경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더욱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녀는 폐경을 거슬렀다. 보통의 경우 여성 호르몬 생산이 중단되면 폐경이 찾아온다. 그러나 건강한 난소가 돌아오면 월경이 다시 시작됨과 동시에 생식능력이 회복된다. 이는 에스트로젠 생산도 촉진한다”며 “이식한 난소의 활동이 계속되는 한 그녀는 향후 몇 년간 폐경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