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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지펀드 대부’ 달리오, 214조원 굴리는 회사 경영권 포기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의결권 이사회에 넘겨
12년 걸린 경영권 이양 계획 마무리…CIO멘토로
자산 1500억弗 회사 부띠크 아닌 ‘기관’ 만들어
12세 때 캐디피로 첫 주식투자…“죽는 날까지 투자자”
세계 헤지펀드계 대부로 통하는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홈페이지]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계 ‘헤지펀드계 대부’ 레이 달리오(73·사진)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설립자가 자신이 보유한 의결권을 이사회에 모두 넘기고 경영권을 포기했다.

1500억달러(약 214조원)가 넘는 자산을 굴리는 세계 최대 헤지펀드의 미래를 차세대 리더에게 맡기기 위해 12년간 이어진 경영권 이양 절차를 완료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달리오는 지난달 30일 의결권을 이렇게 처리하고 3명으로 구성됐던 공동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그는 앞으로 CIO의 멘토 역할을 한다.

니르 바 데아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 대상 e-메일에서 “레이로부터 브리지워터의 인수가 완료됐다”며 “설립자가 주도하는 부띠크(소규모 투자자문사)에서 차세대가 이끄는 지속하는 기관으로 성공적으로 바뀌는 걸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헤지펀드 일부가 초고액자산가의 자산을 관리하는 패밀리오피스로 전환하는 가운데 달리오는 자신보다 오래 지속하는 회사를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하나의 이정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달리오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은 나와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에 매우 특별한 날”이라며 “이양의 순간은 47년 여정의 정점”이라고 했다.

중산층 가정에서 자라 12세 때 골프장 캐디를 해 번 돈으로 첫 주식투자를 시작한 달리오는 1975년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세웠다. 방 2개짜리 아파트에서 시작한 사업은 그의 치밀한 분석 능력 덕분에 자산 1510억달러를 운용하는 직원 1300명의 기관이 됐다.

회사는 직원들이 서로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대화도 종종 녹음되는 등 능력중심주의·급진적인 투명성을 가진 문화로 유명했고, 이는 달리오가 설정한 것이었다. 대표 펀드인 퓨어알파스트레티지는 올해 34.6%의 수익률(9월말 현재)을 거두는 등 탄탄한 실적을 내 달리오의 방식이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달리오는 경영권 이양 계획을 2010년 시작했고, 2년 정도면 끝난다고 생각했지만 후임자를 찾는 게 간단치 않았다. 그동안 7명이 단독 혹은 공동 CEO의 타이틀을 달았다.

그는 현 경영진에 대해 “지난 2년 동안 그들을 지켜보고 멘토링하며 내 간섭없이 브리지워터를 운영할 수 있도록 했고, 훌륭하게 해냈다”고 했다. 또 “죽는 날까지 투자자, 이사, 멘토가 될 것”이라고 했다.

헤지펀드·사모펀드 업계에선 설립자가 경영에서 손을 떼는 사례가 많지 않다. 세계 최대 대체 자산 운용사 블랙스톤의 설립자인 스티브 슈워츠먼(75)은 여전히 회장과 CEO직을 맡고 있다.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만든 헨리 크래비스(78)와 조지 로버츠(79)는 공동 회장이고, 칼리일그룹에서도 공동 설립자인 빌 콘웨이(73)가 임시 CEO를 하고 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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