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발생한 담배가게 강도 현장. [유튜브]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미국의 한 담배가게 사장이 복면 쓴 소년 강도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제압한 사연이 알려졌다. 강도가 “제발 죽이지 말라”고 애원할 때까지 응징한 사장의 행동을 정당방위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미국 대중들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논란의 사건은 지난 8월7일 오후 3시25분쯤 미국 라스베이거스주 웨스트 사하라 근교에 위치한 한 전자담배 가게에서 발생했다.

당시 계산대를 시켰던 사장 조니 응우옌(22)은 스키 마스크를 쓴 강도 3명이 가게 안으로 들이 닥치는 상황과 마주했다. 강도 중 한 명은 문 옆을 지키고, 두 명이 응우옌에게 접근했다.

응우옌은 이들에게 “왜 그런 복면을 쓰고 있냐”, “그냥 나가달라”고 말했지만 이들은 팁이 담긴 통을 절도하려 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응우옌이 있던 계산대로 위로 뛰어 올라 진열된 물건들을 꺼내가려고 시도했다.

그러자 응우옌은 계산대 근처에 있던 3인치(약 7㎝) 길이의 흉기로 이 강도를 7차례 찔러 제압했다.

이후 조사에서 응우옌은 “강도들 중 한명이 총기처럼 보이는 가방을 들고 있어서 목숨에 위협을 느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흉기를 움켜쥐었다”며 “강도가 바닥에 쓰러지면서 ‘제발 죽이지 마라. 미안하다’고 말했다. 스스로 복면도 벗었다”고 진술했다.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들 세 명을 전원 체포했다. 강도단은 모두 10대 소년으로 확인됐다. 흉기에 찔린 소년은 생명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미국 사회에서도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지 의견이 엇갈린다. 강도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정당방위’로 볼 것인지, 흉기로 수차례 반복해서 소년을 찌른 ‘과잉방어’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다.

일각에선 응우옌이 과잉방어로 인한 법적 분쟁에 휘말릴 경우를 대비해 변호사비를 모금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사건 당일 시작된 해당 모금은 한화 약1400만 규모의 기부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