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가격의 침체 속에서도 가격이 비교적 낮은 빌라시장에는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실수요자들이 그간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작았고 중저가 가격이 많은 빌라를 선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시내 빌라 등 연립 ㎡당 가격은 지난 7월 550만원이던 것이 9월 562만 9000원까지 2.3% 올랐다. 같은 기간 아파트가 1561만 6000원에서 1543만 2000원으로 1.1% 떨어진 것과 비교할 때 대조적인 흐름이다.

주택을 가격순으로 나열해 가장 중간에 위치하는 가격을 의미하는 중위값도 비슷한 양상이다. 서울 시내 연립주택 중위값은 올해 1월 3억 381만원으로 집계된 것이 9월 3억 2324만원까지 오르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아파트 중위가격은 지난 7월 10억 9291만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두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거래 시장에서도 빌라 시장 덜 위축된 흐름을 보인다. 아파트 거래가 지난해 대비 절반일 정도로 크게 줄어든 것과 비교해 빌라의 거래 하락세는 정도가 덜하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55건에 달한 반면 올해 8월 아파트는 2739건 거래된 것에 그쳤다. 반면 다세대 주택과 연립주택은 각각 지난해 8월 5693건, 532건 거래된 것이 올해 8월에는 3225건, 357건 으로 줄었다. 아파트 거래가 41% 수준으로 주는 동안 다세대 주택과 빌라 등의 거래는 56% 수준으로 주는 데 그친 것이다.

시장에선 연말까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이상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고금리는 물론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최근 상황에서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몸을 사릴수 밖에 없다”며 “아파트가 최근 떨어졌다 해도 아직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들이 많은 만큼 당분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고 했다. 서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