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욕)=강문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차례 환담을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등 우려를 전달하고 긴밀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진지한 협의를 이어나가자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와 바이든 대통령 내외 주최 리셉션을 계기로 두 차례 환담하고 IRA와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 억제에 관해 협의했다고 대통령실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IRA 관련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설명한 뒤 우리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아울러 한미 정상은 필요 시 양국이 금융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실행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양 정상은 확장억제 관련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했으며,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시내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 회의에 갑자기 초청돼 연설까지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윤 대통령은 참석 대상자가 아니었는데 이 회의에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행사 종료 후 두 번째로 호명돼 무대 위에서 단체사진을 촬영했으며, 각국 정상이 자유롭게 대화하는 도중 바이든 대통령과 마주쳤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서 있다가 손을 맞잡고 48초가량 대화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를 잡으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애초 한미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국내 정치 일정 등을 이유로 뉴욕 체류 기간을 단축, 회담이 아닌 환담 형식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등이 참석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도 동석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만난 건 취임 4개월여 만에 4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5월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조우한 바 있다.

이번 유엔총회 참석 직전에도 영국에서 짧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장례식을 하루 앞둔 18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 주최로 열린 리셉션에서 조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