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깊어지고 더 길어질 수도
원화 약세 정도 가늠 어려워
증시는 저점 더 낮게 잡아야
[헤럴드경제=윤호·권제인 기자] 22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은 시장에서도 예상한 바였다. 하지만 앞으로도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높은 수준의 금리를 내년까지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물가안정 의지는 국내 증시 하단과 원/달러 환율 상단을 크게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6~7월 저점을 위협하면서 2300 아래로 내릴 수 있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OMC 결과는 정책금리가 내년 5%까지 올라갈 수 있고, 금리인 하 사이클은 내후년에야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게 포인트"라며 "주식시장 전망을 이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 연말까지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업종·종목별로 봐도 고환율 수혜주·방산업종 일부를 제외하고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2300~2600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 변수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해서 보되, 일단 2300 선은 지지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고 전망은 1400원 후반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 돌파 가능성이 있으며, 장단기 금리차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단기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심화되면 경기침체의 전조가 더 짙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간 코스피 6~7월의 저점이 상당 기간 좀 유의미한 저점이라고 봤는데 이제 그 선이 지지력으로서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채 10년물 금리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장기물 금리는 경기가 더 나빠지는 걸 반영할 가능성이 크기에 지금 정도 수준에서 크게 안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 다른 나라가 뒤쫓아 올릴 펀더멘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결국 미국이 멈춰줘야 진정되는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은 분명한데 사실 어디까지 열릴지는 예상하기가 어렵다. 1500원도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리되지 않는 한 달러인덱스 상방이 열려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서 저항은 있겠지만 그 이상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는 지난 6~7월 저점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확신이 떨어졌다"며 "대외 여건이 주도하고 있다 보니 2300 지지선을 명확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300이 바닥이라고 말할 순 없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1400원 넘어 상승 추세는 유지하지만 속도는 둔화되거나 불안정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youkno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