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컨퍼런스 빌딩에서 한일 정상 약식회담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뉴욕)=강문규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현안을 해결해 양국관계를 개선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같은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간 짧게 조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 23분부터 30분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장 인근 한 콘퍼런스 빌딩에서 기시다 총리와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만남은 다자외교 무대에서 의제를 정하지 않고 논의하는 ‘약식회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양국간 공식 대면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양자회담을 한 이후 2년 9개월여 만이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장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대면 회담이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서 첫걸음을 뗐다”며 “한일 간 여러 갈등이 존재하지만 양 정상이 만나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회담 시간이 30분에 불과해 해묵은 난제를 풀기 위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기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양국 최대 현안인 강제 징용 배상 해법 등 과거사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일정상 간 약식회담은 막판까지 진통 끝에 성사됐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까지도 한일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추가로 언급을 드릴 것이 없다”면서 “기존의 대통령실 측의 입장, 즉 노코멘트라는 입장은 그대로 유지된다”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 정상은 이날 만남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상호 공유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치를 지켜나가기 위해 양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연대해 나가자는 데 공감하고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최근 핵무력 법제화, 7차 핵실험 가능성 등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함께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초청되면서다. 다만 정상회담은 이뤄지지 않았고, 두 정상은 행사에서 선 채로 손을 맞잡은 채 48초간 짧은 환담만 나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유엔 한국대표부 반기문 홀에서 숄츠 독일 총리와 첫 한독정상회담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독일은 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보편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 대한민국의 핵심 우방국”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