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송을 합창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런던을 찾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투숙하고 있는 호텔 로비에서 팝송을 합창하는 동영상이 돌고 있어 구설에 휘말렸다. 노래는 영국 출신 유명 록그룹 퀸의 1970년대 히트곡 '보헤미안 랩소디'였는데, 당장 야당에선 "그 노래보다는 더 나은 노래를 고를 수 있었을텐데"라는 반응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간) C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가 지난 17일 늦은 오후 런던 호텔 로비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전체 길이는 약 15초다. 트뤼도 총리는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 가수 옆에 서서 일행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중이다. 이 장면의 가사는 "쉬이 오고 쉬이 가네. 조금 높게, 조금 낮게. 어쨌든 바람은 부네'라는 대목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이 부인 소피 그레고리 트뤼도와 함께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열리는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

온라인에서는 트뤼도 총리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참석을 위해 캐나다 조문 대표단을 이끌고 런던을 찾은 만큼 장례식을 이틀 앞두고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총리실은 이에 "토요일 저녁 식사 후 트뤼도 총리가 조문단 일행이 가진 작은 자리에 합류했다"며 "퀘벡 출신의 유명 가수 찰스가 호텔 로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며 총리를 포함한 일부 일행이 참여하게 됐다"고 입장문을 냈다.

SNS에서는 "편한 시간에 피아노에 맞춰 노래를 부른 것은 문제 없다"는 옹호론도 있었지만 "품격 없는 총리", "국가 원수의 서거를 추모하러 캐나다 대표단으로 간 사람이 그런 행동을, 무책임하다"는 등 비판도 상당했다.

한 야당 의원도 "총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노래를 불렀다고 문제를 삼을 생각은 없다"면서도 "다만 보헤미안 랩소디 대신 더 나은 노래를 고를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트뤼도 총리는 런던에서 이뤄진 라디오캐나다 인터뷰 중 자국에서 영국 군주제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맞느냐는 논란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 "나에게 그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