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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여왕의 관 일반에 첫 공개…끝없이 이어지는 추모 발길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첫 공개
새 국왕 찰스 3세,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가 인사들 운구차 뒷따라
시민들 성 밖에서7 몇 시간씩 대기·울거나 고개 숙여 묵념하기도
관 13일 오후 런던 행·웨스트민스터홀에서 19일 오전6시30분까지 대중에 공개
19일 국장 때 영국 정부 외국인사들 전용기·전용차 이용 자제 지침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성 자일스 대성당에 12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시신이 한 가운데 관대 위에 자리했다. 관의 사방은 장남이자 새 국왕 찰스3세(앞쪽부터 시계방향), 장녀 앤 공주, 차남 앤드류 왕자, 삼남 에드워드 왕자가 지키고 있다. 이 곳에서 추도예배가 열린 뒤 여왕의 관이 일반에 첫 공개됐다. 70년 간 재위한 여왕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성 밖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기를 마다하지 않은 일반 조문객들이 입장해 관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있는 성 자일스 대성당에 12일(현지시간)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시신이 한 가운데 관대 위에 자리했다. 관의 사방은 장남이자 새 국왕 찰스3세(앞쪽부터 시계방향), 장녀 앤 공주, 차남 앤드류 왕자, 삼남 에드워드 왕자가 지키고 있다. 찰스 3세 국왕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을 입었다. 이 곳에서 추도예배가 열린 뒤 여왕의 관이 일반에 첫 공개됐다. 70년 간 재위한 여왕과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성 밖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기를 마다하지 않은 일반 조문객들이 입장해 관 앞을 지나가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영국 군주로서 역대 최장인 70년간 재위하고 96세에 서거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가는 길을 보기 위해 1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에 시민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BBC·가디언 등 영국 매체에 따르면 지난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에든버러로 이동해 처음으로 대중에 24시간 공개됐다.

열흘간의 장례식 중 사흘째다. 이날 오후 운구 행렬이 홀리루드 궁전에서 로열마일을 따라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향할 때 시민 수만명이 모여 행렬을 지켜보고 여왕에 작별 인사를 했다. 시민들은 여왕의 장례행렬이 지나가자 손뼉을 쳤고, 일부는 “여왕에게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외쳤다.

장례행렬의 선두에는 새 국왕 찰스 3세와 부인인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드루 왕자 등 왕가 인사들이 섰다. 장례행렬은 도보로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성 자일즈 대성당에서는 이날 오후 3시 여왕의 삶을 추억하는 추도 예배가 열렸다. 영국 참나무로 만든 여왕의 관은 대성당 한가운데 관대 위에 자리했다. 여왕의 관은 스코틀랜드 왕기(Royal Standard of Scotland)로 덮였고, 맨 위에는 흰색 꽃과 스코틀랜드 군주의 대관식에 쓰인 왕관이 놓여졌다.

추도 예배에는 리즈 트러스 신임 영국 총리도 참석했다.

예배 끝에 신도들은 영국 국가를 불렀다.

예배 후인 이날 오후 5시 30분께부터 일반인의 입장이 시작됐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최대한 많은 이들이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추모객들에게 “여왕의 관 앞에서 멈추지 말고 지나쳐 달라”고 당부했다.

성 밖에서 몇 시간 동안 기다렸다가 입장한 시민들은 관 앞을 천천히 걸어서 지나갔으며, 일부 시민은 고개를 숙여 묵념하거나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유고브 한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응답자 44%가 여왕의 서거 소식에 울었다고 답했다.

왕실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부각됐다. 이날 로열 마일 장례 행렬 속에서 한 22세 여성이 ‘내 왕이 아니다’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큰 소리로 고함을 치는 영상이 SNS에 돌았다. 이 남성은 스코틀랜드 경찰에 의해 끌려갔다.

13일 오후 3시까지 일반인들은 줄을 서서 여왕의 관을 직접 보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다.

이어 여왕의 시신은 13일 공군기 편으로 런던 버킹엄궁으로 이동한다. 공군기에선 앤 공주가 시신을 지킬 예정이다. 관은 13일 오후 7시께 런던에 도착해 14일 웨스트민스터 홀 카타팔크(catafalque)라 불리는 받침대 위에 놓인다. 장례식이 있는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대중에 공개된다. 장례식 전야인 18일 오후 8시에는 전국적인 묵념의 시간도 마련된다. 이후 공휴일로 지정된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

여왕은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배가 끝나면 지하 납골당의 남편 필립공(2021년 4월 별세) 곁에서 영면에 든다.

찰스 3세 국왕은 추도 예배 이후 홀리루드 궁전에서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에게 첫 알현을 받는다. 찰스 3세 국왕은 이후 커밀라 왕비와 스코틀랜드 의회에서 조문을 받고 성 자일스 대성당에서 다른 왕가 인사들과 철야 기도를 할 예정이다.

앞서 찰스 3세 국왕은 이날 오전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상·하원의 조문을 받고, 연설했다. 찰스 3세 국왕이 군주로서 웨스트민스터 홀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상하원 의원들은 국가를 여왕이 아닌 왕을 넣어, ‘신이여 왕을 구하소서(Gad Save the King)’을 불렀고, 찰스 3세 국왕은 숙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사심 없는 직무수행을 약속했다. 이어 커밀라 왕비와 함께 에든버러로 향했다.

영국 왕실은 찰스3세 국왕 부부가 12일 에든버러에 이어 13일 북아일랜드, 16일 서부 웨일즈를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군주가 영국의 단합을 위해 지역을 순방하는 건 왕정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한편 영국 정부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 등 각 국 정상을 비롯해 전세계 지도자들이 모이는 여왕의 국장 때 런던 시내에 대규모 혼잡을 우려해 개인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마련했다.

미국 매체 폴리티코는 영국 정부가 국장일에 교통 혼잡을 우려해 외국 주요 초청 인사들이 전용기가 아닌 민간 항공을 이용하고, 런던 공항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전용 차량이 아닌 버스를 이용할 것을 권고하는 지침을 냈다고 보도했다.

이 지침은 또한 국장 참석 대표단 규모를 가능한 한 작게 유지하고, 예식 참석자는 국가 원수와 그 배우자로 제한할 것을 명시했다.

티모시 밀러 전(前) 미국 비밀경호국 요원은 BBC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이나 전용 차량을 이용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인 가능성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은 있을 수 있는 위협에 몇 분 안에 대응할 수 있어야하며, 여러 보안 이유로 전용기와 전용차로 이동하는 게 중요하다”며 “미 경호국이 영국 정부의 요구에 매우 민감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국가 정상들이 한 곳에 모이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보안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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