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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月1000만원 머니 파이프라인 성공”…27세 ‘그녀’의 1타 비결은?
[이원율이 만난 사람]
웹툰 작가·의류모델·재테크 강사 배한비씨 인터뷰
배한비 작가가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삶이 크게 달라졌다고 할 충격적인 사건은 없었다. 시작은 자존심이었다. 남들보다 빨리 일을 시작한 탓일까. 21살이었지만 그때부터 나는 생활비로 머리를 싸매는 게 지긋지긋했다. 여러 회사와 돈 몇 푼을 놓고 입씨름하기도 지쳤다. 왜 힘들까. 곰곰이 생각했다. 돈. 나를 괴롭히는 일 대부분은 돈 때문에 생긴 문제였다. 그런데도 지금 내가 버틸 수 있는 건 어려서였다.

하지만 이대로 나이만 훌쩍 들어버린다면? 그때도 나는 돈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를 오롯이 감당할 수 있을까. 섬뜩했다. 방법은 하나, 그 전에 부자가 돼야 했다. 이를 위해 재테크 공부를 시작했다. 좌충우돌 경험이 이어졌다. 그렇게 6년이 지났다. 여전히 20대인 나는 비교적 수월하게 월 1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고 있다. 남들에게 재테크 비법을 알려주는 콘텐츠도 40개 이상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8만명이 눈앞이다.웹툰 작가, 의류 모델, 그림·재테크 강사, SNS 인플루언서…. 다채로운 분야로 뛰어들어 '월 1000만원 머니 파이프라인(Money Pipeline)'을 만든 배한비(활동명 뱀비·27·사진) 작가의 이야기다.

배 작가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와 강연을 통해 MZ세대 등에게 재테크 기법을 알려주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배 작가를 만나 그의 파이프라인 성공 비결과 재테크 원칙을 들어봤다.

당신의 '머니 파이프라인'은 몇 개입니까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no_easy_world]

배 작가는 MZ세대 틈에선 일찍이 머니 파이프라인을 꾸리는 데 성공한 이로 꼽힌다. 파이프라인은 "이젠 월급 하나만 갖곤 집도 살 수 없다"는 식의 말이 눌러앉으면서 뜬 말이다. 고정수익 외에 '들인 노동·시간 대비 큰 보상(금전)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풀이된다. 힘이 적게 드는 데 따라 여러 개를 함께 구축할 수 있다는 게 부업과 차이점이 될 수 있다. 지금은 '파이프라인 손 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MZ세대의 베스트셀러로 다수 오를 만큼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많은 이가 배 작가의 길을 따라 내달리고 있다. 애석히도 상당수는 벽을 마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배 작가는 파이프라인 구축 과정에서 주력 콘텐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로 둬야 싫증 나지 않고 꾸준히 잘 가꿀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뿌리부터 내려져야 이를 활용한 수익 창출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배 작가는 '툰'을 택한 케이스다. 핵심 주제는 재테크로 뒀다. 꼭 필요한 공부를 이어갈 수 있으면서, 남들 또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아직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다른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어떤 건지 헷갈릴 수 있다. 배 작가는 "무엇이든 내 관심사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다만 보는 이에게 즐거움이나 실용적 지식 중 하나 이상은 줄 수 있으면 더 괜찮을 것"이라며 "여러 시도를 하다보면 분명 반응이 오는 게 있다. 그런 쪽을 몇 개 체크하다 보면 내가 잘할 수 있으면서 사람들도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윤곽이 드러날 수 있다"고 했다.

SNS활용법…"기초자금 필요없다, 꾸준히만"
배한비 작가는 주력 콘텐츠에 대해 "무엇이든 관심사부터 시작하면 좋겠다. 다만 보는 이에게 즐거움이나 실용적 지식 중 하나 이상을 줄 수 있으면 더 괜찮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배 작가가 서울 용산구 헤럴드스퀘어에서 인터뷰를 가진 모습. 박해묵 기자

배 작가는 파이프라인을 통째로 묶을 수 있는 주력 채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사무실이자 컨트롤 타워 격이다. 배 작가가 핵심으로 두는 인스타그램 툰 계정에 올라오는 게시물은 편당 많으면 1만5000개 이상 '하트'가 찍힌다. 배 작가는 주로 이 계정을 통해 작업·강연·광고 문의를 받고, 흩어져 있는 파이프라인을 포트폴리오처럼 정리해둔다.

"기초 자금이 없는 사람들도 SNS를 쓰면 마케팅을 할 수 있어요. 저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하지만 성향·취향에 따라 틱톡, 블로그, 유튜브, 페이스북 등 여러 SNS가 될 수 있어요. 자기 중심을 잡고,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은 채 자신에게 맞는 SNS를 꾸준히 이어가는 게 중요해요."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시도하는 일의 장점은 실패해도 위험도가 낮다는 데 있다. 나만의 콘텐츠를 부업처럼 펼친 뒤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는 식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막대한 자본금이 필요한 게 아닌 만큼, 생각보다 효율이 안 나와도 큰 손해를 보지 않아요. 외려 실수마저 장점이 될 수 있어요. 생생한 경험을 쌓을 수 있거든요."

배 작가는 이제 시행착오마저 인스타그램 툰으로 승화하는 경지에 올랐다고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툰이 올라오는 계정 외에 데일리룩을 공개하는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배 작가는 "저도 제 실물 사진을 올리기까지는 2년을 고민했다. 그런데 (공개해도)생각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라며 "물론 싫다면 이 방법은 택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방법도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MZ들이여! 재테크 공부 최대한 빨리 시작하라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재테크 공부는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어요. 특히 MZ세대라면 시행착오를 더 겪어도 되는 시기인 만큼 열심히 배워 다양한 경험을 하길 바라요. 이 과정에서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또 이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알아가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재테크와 친해지려면 꾸준함이 필요하다. 공부는 길게 보고 해야 한다. 새로운 시장은 예고없이 펼쳐지고, 블루오션은 눈 깜짝할 새 레드오션이 되기 때문이다. 최고의 대응책은 '더 빨리' 배워둬 이런 흐름에 더 익숙해지는 것이다. 꽤 긴 시간 재테크 공부를 한 배 작가는 지금도 책과 강의를 통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저 또한 하루아침에 달라지지 않았다"며 "가랑비에 옷 젖듯 (마인드가)바뀌었다"고 했다.

배 작가는 또 "재테크에 치중했을 때, 그때 제가 느낀 감정과 이를 통해 얻은 보상을 기록했다"며 "저는 웹툰으로 그렸지만, 짧은 메모나 일기 같은 형식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많아지고 기록이 쌓일수록 저도 모르게 재테크에 도움 되는 행동을 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아, 내가 그때 잘했구나'라고 깨닫는 일도 잦아졌다"고 했다.

부자와 일반인 가장 큰 차이는 '이것'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자칭 '자본주의 그림쟁이'라는 배 작가는 재테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자신의 재테크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소비 ▷수입 ▷투자 ▷마인드 등 4개 분야로 나눈 뒤 웹툰으로 알려주는 식이다. 할인 앱 정보와 알뜰폰 사용법, 가계부 쓰는 방식 등 재테크 초보가 당장 실천할 방법부터 주식 투자를 위한 노하우와 금리 변동에 따른 시장 변화 등 상당한 통찰력이 필요한 콘텐츠도 만들었다.

배 작가의 재테크 콘텐츠 중 가장 인기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부자와 일반인의 가장 큰 차이'였다. 영어 과외, 캐리커처, 사진·영상 편집, 로고·그래픽 디자인과 페인트공 등 돈을 좇아 온갖 일을 해본 배 작가의 생생한 경험담이 녹아있는 이야기다.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

배 작가는 이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입원 개수를 늘리는 일, 내 시간의 가치를 높이는 일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한다. 높은 시급만 찾아 닥치는대로 돈만 벌어보니 어느 순간 정체성에 혼란이 와 후유증을 겪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배 작가는 "예전에는 '최저시급보다 얼마 더 받으면 괜찮은 일', '주변 사람보다 연봉이 조금 더 높으면 돈을 잘 버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요즘은 남들이 얼마를 버는지는 제 기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제가 원하는 삶을 위한 돈의 액수는 어느 정도 정해놨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일만 할 뿐"이라고 했다.

연초마다 '새 목표'…다음은 月5000만원 벌기
배한비 작가는 "돈을 버는 일의 끝에는 '행복'이 있어야 한다"며 "재테크가 아닌 '라이프테크'를 알려드린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박해묵 기자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가 하루에 1만명이 늘어난 적도 있어요. 어떤 콘텐츠를 올리느냐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날 때도 있고, 줄어들 때도 있어요. 최근에는 생물학을 전공하신 아버지께 듣는 동물·곤충 이야기가 재밌어서 이를 툰으로 그려봤는데요. 예상을 뛰어넘는 훨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흥미로워하고 있어요."

배 작가의 파이프라인 구축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재테크 중심 인스타그램 툰에 동물·곤충 이야기를 올려 반응을 살피는가 하면, 그간 쌓인 툰을 모아 출판에 나설 계획도 갖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풀릴수록 오프라인 강연에도 더 관심을 둘 방침이다. 앞서 배 작가는 반려동물 초상화 그려주기, 자신의 반려견을 활용한 굿즈 판매 등도 진행했다.

배한비 작가가 SNS에 연재중인 재테크 웹툰 일부 [배한비 작가 인스타그램 캡처/no_easy_world]

"연초마다 새 목표를 세우려고 해요. 2021년에는 월 1000만원 벌어보기를 뒀다면, 요즘은 월 5000만원 벌어보기에요. 그 다음은 월 1억원 벌어보기 등 단계를 높일 예정이에요."

다만 배 작가는 지난해 쉴 틈 없이 일한 데 따른 건강 악화를 겪어 "여유 시간도 의식하고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했다. 그의 취미는 독서와 호캉스다. 배 작가는 "지금도 이를 지키는 편이지만,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많아야 4~5시간으로 자르고 그사이 집중력을 높이려고 한다"며 "이 밖의 시간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공부도 하고, 건강과 재충전을 위한 휴식도 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배 작가는 돈을 버는 일의 끝에는 '행복'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제가 재테크라는 말을 쓰지만, 사실은 '라이프테크(Life+technology)'를 알려드린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며 "결국 재테크도 '어떻게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yul@heraldcorp.com
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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