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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서 여성 ‘집단구타’ 영상 확산, 전세계 SNS서 비난 행렬
2030 엑스포 유치전 뛰는 사우디서 악재
[트위터]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경찰 제복을 입은 남성들이 여성들을 집단 구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BBC방송 등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남부 아시르주(州) 카미스 무샤트의 한 보육원에서 경찰복과 사복을 입은 남성 여러명이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을 집단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남성들은 보육원 1층 야외 시설에서 여성들을 붙잡아 벨트와 곤봉으로 구타한다. 한 남성능 여성의 머리채를 끌고 다닌다. 다른 남성이 이 여성의 두 발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도 담겨있다.

영상은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일이 발생한 정확한 시점과 구타 원인 등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일부 사우디 매체는 영상 속 경찰 중 한 명이 카미스 무샤트 경찰서장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트위터 이용자들은 '#카미스_무샤트_보육원' 등 해시태그를 달고 집단 구타사건에 대한 비난에 동참하고 있다.

[트위터]

사우디아라비아는 2030 엑스포 유치를 두고 대한민국, 이탈리아 등과 경쟁 중이다. 일각에선 이번 일이 사우디의 엑스포 유치전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영국에 본부를 둔 사우디아라비아 인권단체 ALQST는 여성들이 보육원의 열악한 시설과 인권 침해에 항의하자 공건력이 보복성 구타를 했다고 이 영상의 첫 SNS 게시자를 인용해 전했다.

실제로 여성 인권이 열악한 사우디에선 여성이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가족 구성원에게 순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육원 등 보호시설로 보내지기도 한다.

논란이 일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아시르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위원회를 꾸려 사건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유럽사우디인권기구(ESOHR)는 이에 "이전에도 요양원 등의 기관에서 구타를 당한 여성들은 비슷한 침해 행위를 신고했었다"며 "위반자들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했다.

ALQST 관계자는 마치 남성 후견인 제도만으로는 여성이 겪는 고통이 충분하지 않다는 듯 남성 후견인 없이 보육원에 사는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기본권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국가로부터 얼마나 심각한 폭력을 당할 수 있는지 이번 일로 확인됐다"고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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