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애플이 새로 내놓는 아이폰14 가격이 달러 강세 영향으로 전 세계 주요국에서 올랐지만, 미국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엔 중국만 지난해 아이폰13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7일 발표한 아이폰14 시리즈 가격을 미 달러 기준으로 기본 모델 799달러, 프로 모델 999달러로 정했다. 아이폰13과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1년 동안 달러가 다른 통화와 견줘 10% 이상 상승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현지 통화 기준으로 아이폰14 가격이 올랐다.

아이폰 14 기본 모델은 영국에선 849파운드다. 지난해 아이폰13 779파운드보다 70파운드 올랐다.

호주에선 지난해보다 50달러(호주달러) 오른 1399달러에 출시된다. 일본에서는 2만1000엔이 오른 11만9800엔으로 책정됐다.

독일에서도 100유로가 오른 999유로부터 시작한다. 한국에선 125만원으로 16만원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중국에선 아이폰14 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5999위안으로 책정됐다. 가장 고급 사양인 프로맥스도 8999위안으로 변동없다.

애플이 이런 가격 정책을 쓰는 건 중국이 가장 중요한 시장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강력한 코로나 억제 정책 때문에 중국에선 올해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다는 예상이어서 가격으로 수요 감소를 최대한 막겠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13%가량 축소될 전망이다. 2012년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3억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예상이다.

브라이언 마 IDC 기술산업 애널리스트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에서 수요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동결하는 것이라면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타격을 입으면서 애플은 지난 2분기 중국에서 ‘600달러 이상 스마트폰 부문’ 점유율이 전분기보다 12%포인트 오른 70%를 기록했다.

마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가격이 일정하게 유지되면 애플이 중국 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