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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 생활수준 따라 찬·반 격차 드러낸 금리인상 [추석민심 여론조사 ①경제전망·금융생활]
고금리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자부담 크다” 58.3%가 반대
생활수준 상·중, 반대는 48.8%
18~29세 남성 절반 “금리 더 올려야”

우리 국민 열 중 여섯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정책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연 2.50%로 오른 기준금리를 더 올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이자부담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서’가 가장 많았다.

헤럴드경제가 국회 의장실과 공동으로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추석맞이 경제인식 대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지금보다 더 올리는 것에 대해 응답자의 32%는 찬성 의견을 58.3%는 반대 의견을 밝혔다. 여론조사는 성별, 연령별, 지역별, 직업별, 정치성향별, 생활수준별로 이뤄졌으며, 반대의견은 생활수준이 떨어질수록 많아졌다.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대출로 삶을 이어나가던 이들이 금리인상의 역습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글로벌 긴축, 그리고 이로 인한 환율 상승 등 악순환을 막기 위해 당분간 통화 정책 방향이 긴축으로 모아진 가운데, 서민의 삶은 더 팍팍해질 전망이다.

▶금리 인상, 생활수준 중상이상은 43% 찬성 VS 생활수준 하(下)는 21.4%뿐=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견해를 가른 것은 생활수준이었다. 생활수준이 어렵다고 답한 응답자일수록, 금리인상 찬성 의견이 줄고 반대 의견이 늘었다.

여론조사 결과, 생활수준이 상·중상이라고 밝힌 응답자 중 추가적 금리 인상에 찬성한 이는 43.0%였으며, 반대는 48.8%로 조사됐다. 생활수준을 중이라고 밝힌 응답자는 찬성(32.1%), 반대(59.2%)라 답했고, 중하라고 밝힌 응답자들은 이보다 찬성 의견(29.3%)이 더 줄고 반대(60.5%)가 더 늘었다. 생활수준을 하라고 응답한 이들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찬성은 21.4%에 그쳤고 반대 의견이 65%로 생활수준 중상 이상 응답자에 비해 반대 의견이 16.6%포인트 높았다.

이자부담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 말을 기준으로 가계대출 규모 및 전 금융권 변동금리 비중을 분석했을 때 대출금리가 0.25%포인트씩만 올라도 가계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3000억원(차주 약 2000만명 기준)에 이른다. 한은이 1년간 기준금리를 2%포인트 올린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늘어난 이자 부담 규모만 해도 26조원(단순계산, 3조3000억원ⅹ8)을 넘긴다. 이에 기준금리 반대 의견을 밝힌 이들도 ▷이자부담 등 서민생활을 위해(66.6%) ▷경기침체가 우려돼서(23.8%) ▷집값 등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5.8%) ▷주가하락을 막기 위해(2.5%) 순으로 이유를 꼽았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긴축 흐름을 볼 때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기에는 상환도 쉽지 않은 탓에 빚 부담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뛰는 물가 잡으려면 금리 올려야 한다”...20대 남성이 가장 많이 ‘찬성’눈길=금리 인상을 찬성하는 답변은 32%로 반대 58.3%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성별 연령별 직업별 생활수준별 응답자 가운데 추가적 금리 인상을 가장 지지한 이는 ‘18~29세 남성’이었다. 이들은 52.1%가 금리 인상을 지지해 유일하게 절반 이상이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 연령대가 속한 ‘학생’도 43.1%가 기준금리 인상 찬성 의견을 밝혔다. 생활수준이 중상이상이라고 밝힌 이들의 금리 인상 찬성 의견(43.0%)과 거의 같다.

다른 세대에 비해 모아둔 자산이 별로 없고, 경제활동도 상대적으로 덜 활발한 20대 청년군이 물가상승을 몸소 체감하면서 금리 인상을 지지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리인상을 찬성한 이들은 ▷물가를 잡기 위해(33.4%) ▷환율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26.1%) ▷외국자본의 유출을 막기 위해(17.6%) ▷예·적금 이자율 인상을 위해서(13.2%)▷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8.1%) 순으로 이유를 밝혔는데, 직업을 학생이라 밝힌 응답자들은 물가에 유독 민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찬성한 학생 중 45.4%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이유로 꼽았다. 전체 응답자가 물가를 이유로 꼽은 비중 33.4%보다 12%포인트 높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사실상 같은 비중으로 찬성한 생활수준 중상 이상 응답자들이 인상 이유로 물가 상승 억제를 응답한 비율 34.3%보다도 훨씬 높다.

한편 물가상승 등으로 7월 경제고통지수는 9.2를 기록해 1999년 6월 실업률 집계 기준 변경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고통지수는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을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미국의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착안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 실업률은 2.9%였다. 성연진 기자

〈조사개요〉

조사의뢰: 헤럴드경제, 김진표 국회의장실

조사실시: 한국갤럽(Gallup Korea)

조사일시: 2022년 9월 5~7일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조사방법: 유·무선 전화 인터뷰 조사 (무선 89.7%, 유선 10.3%)

표본크기: 1506명

피조사자 선정방법: 유·무선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응답률: 10.7% (1만4064명 중 1506명 응답)

가중값 산출 및 적용: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가중 (셀 가중)

표본오차: ±2.5%포인트 (95% 신뢰수준)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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