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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타, 17년 만의 컴백…“요즘 춤도 내가 추니 뉴트로”
강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세기 소년’의 귀환이다. 세기말을 ‘찢어버린’ 아이돌이 Z세대가 주류인 21세기에 다시 왔다. 1세대 K팝 그룹 H.O.T의 강타다. 강타는 H.O.T의 데뷔 기념일에 맞춰 무려 17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강타는 지난 7일 진행된 정규 4집 ‘아이즈 온 유’(Eyes On You)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오랫동안 함께 해준 팬에게 음악적으로 소통하는 선물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랜만의 컴백 배경을 밝혔다.

강타는 2001년 H.O.T. 해체 이후 2000년대 초반 ‘북극성’, ‘스물셋’, ‘그해 여름’, ‘사랑은 기억보다’ 등의 자작곡을 통해 발라드 왕자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2005년 3집 이후 17년 동안이나 국내에서의 정식 음악활동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번 4집은 2005년 3집 ‘페르소나’(Persona) 이후 선보이는 작업이다.

강타는 “그동안 중간중간 중국 활동도 겹쳐서 앨범을 내기 부담스러운 시기가 있었다”며 “앨범 발매 후 성공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시간이 지나며 그 마음을 달라졌다. 그는 “어차피 세월은 흐를 것이고 자연스레 나이는 들어가며 우리 모습과 상황은 변하겠지만 이렇게 계속 함께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강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무려 17년 만의 복귀인 만큼 강타는 음반 준비 과정에서 달라진 음악계의 변화를 체감했다. 노래부터 안무까지 이전과는 달라진 새로운 트렌드를 익혀야 했다.

강타는 “잘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불러보니 달랐다”며 “보컬의 흐름이나 톱 라인(Top Line·주된 멜로디)의 형태가 많이 바뀌어 있더라고요. 요즘 음악을 귀로 들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퍼포머로서 표현하려니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무가께서 안무 시안을 보여줬을 때는 ‘요즘 춤’이었는데 내가 추니 90년대 춤과 섞여 뉴트로가 됐다”며 웃었다. 요즘 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원조 아이돌은 개인 레슨까지 받았다.

이번 음반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아이즈 온 유’를 비롯해 NCT 태용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스킵’(Skip), 아르앤드비(R&B) 솔 그룹 헤리티지가 참여한 ‘버킷리스트’, 서정적인 가을 노래 ‘한 사람’, 2022년 버전으로 재해석한 ‘가면 2022’, 래퍼 팔로알토가 피처링한 ‘러브 송’(Love Song) 등 총 10곡이 담겼다.

강타는 “여태까지 들으셨던 제 목소리, 창법과는 다른 새로운 모습의 음악을 실으려고 노력했다”며 “예전처럼 노트(음)를 길게 가져가지 않고 깔끔하게 끊어서 불러 트렌디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강타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타이틀곡 ‘아이즈 온 유’에 대해선 “대중적으로 들으실 수 있는 예쁜 멜로디가 들어가 있는 곡”이라며 “퍼포먼스를 꼭 해 보고 싶었는데 안무가께서 좋은 안무를 만들어주셨다”고 귀띔했다.

수록곡 ‘가면 2022’는 강타의 3집 타이틀곡 ‘가면’을 리메이크한 곡이다. 강타는 “2005년 버전 ‘가면’을 들으면 내가 엄청 운다. 감정을 드러내는 게 그때의 트렌드였다”며 “이번엔 감정을 절제하고 담백하게 불러봤다”고 했다.

1990년대 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고, 2000년 H.O.T의 중국 베이징 콘서트를 통해 한류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됐다. 강타는 이전과는 또 달라진 2022년 K팝의 세계적인 활약에 “후배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하다는 생각과 더불어 안쓰럽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어깨에 놓인 무게가 우리 때보다 훨씬 클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었다”며 “그만큼 큰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 내가 음악을 내면 전 세계에서 들어주는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기는 하다”고 했다.

오랜만의 컴백은 강타는 지난 20여년의 긴 활동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강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데뷔 앨범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다. 내 목소리가 들어간 CD와 이름이 들어간 속지를 넘겨 보던 순간은 26년이 지났어도 잊히지 않는다”며 팬들을 향해 “늙고 지쳐도 함께 하자”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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