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사 무설탕 젤리 먹고 복통·설사
당 알코올 과다 섭취시 문제 발생
유통제품 봉지당 함유량 30g넘어
말티톨 성분도 당뇨 환자는 주의
“과량 복용 주의 문구로는 불충분”
최근 식품업계에서 음료부터 제과류까지 ‘대체당’ 바람이 거세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이유로 ‘제로’ 식품을 선택하고 있지만 일부 대체당은 혈당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복통 일으킬 수 있어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H제과업체가 유통하는 무설탕 젤리를 먹고 복통, 설사에서부터 장염까지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 제품에는 설탕 대신 말티톨시럽과 D-소비톨, D-소비톨액 등 대체 감미료가 함유돼 있다.
대체당은 합성감미료, 천연감미료, 천연당, 당알코올로 구분된다. 이중에 복통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당알코올로, 과량 복용시 복통과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다. 한국식품연구원 설탕대체재 연구 동향에 따르면 일일기준으로 성인 40~50g, 아동 30g 이상 당알코올 섭취시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됐다.
H사는 소비자들의 민원에 따라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가 지난 6월 레시피를 개선해 재출시했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확인 결과 젤리 한 봉지의 총 중량 56g 중 당알코올은 38g이 함유돼 있었다. 전체 중량 중 말티톨 시럽은 44%, 소비톨 34%로 각각 24.64g, 19g이 들어있는 셈이다.
국내 행정규칙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보면, 당알코올류를 다른 식품과 구별, 특징 짓게 하기 위해 원재료로 사용한 제품의 경우 ‘과량섭취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등의 표시를 하도록 돼 있다. 이 제품에도 봉지 뒷면에 ‘과량 섭취 시 설사를 일으킬 수 있음’이라는 주의 문구가 표기돼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과량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바닥만 한 젤리 한 봉지를 먹게 됐을 경우 소아 뿐 아니라 성인까지 복통을 유발할 수 있을 만큼의 당알코올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H사의 젤리 뿐 아니라 L제과사의 무설탕 젤리도 총 내용량 52g 중 당알코올은 30g이 함유돼 있다.
또한 말티톨의 혈당지수는 35~52GI 수준으로 설탕(68GI)의 60~76% 수준으로 당뇨나 비만 환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에 더해 사카린 등 다른 대체 감미료와 달리 말티톨은 식품 일일섭취량(ADI)가 정해져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H사 관계자는 “개인 편차에 따라 이 같은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며 “제품 안전성과 관련된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말티톨은 설탕과 비교해 감미도가 낮고 성인병 유발 확률이 적어 ADI가 정해지지 않을 만큼 안전하다고 평가 받는다”면서도 “다만, 일부 연구에서 과량 섭취 시 설사와 복통을 유발한다고 나와 있어 식품에 주의 문구를 표기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신주희 기자
joo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