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붓질 한 번 없었다” AI로 그린 ‘이 작품’ 미술대회 우승 논란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 이 작품은 인공지능(AI) 이미지 생성기인 미드저니(Midjourney)로 만들어졌다.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미국의 한 미술대회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그림이 1위에 올라 논란이 되고 있다. 예술계 등에선 "사람이 붓질 한 번 하지 않은 그림인데 예술성이 있느냐"는 주장과 "기술을 활용한 그림도 예술성을 갖는다"는 주장이 충돌 중이다.

3일(현지시간) CNN 등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에서 게임 기획자인 제이슨 M. 앨런의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디지털 아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논란은 이 작품이 AI 이미지 생성기인 미드저니(Midjourney)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게 밝혀지며 일었다. 미드저니는 텍스트로 된 명령어를 쓰면 이미지로 바꿔주는 AI 프로그램이다.

앨런은 이 방법으로 만든 작품 중 3개를 골라 대회에 출품했고, 이 가운데 하나가 1위를 기록했다.

미술대회 측은 대회 규정에 따라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이미지 편집 등 예술 행위가 인정된다는 입장이다. 박람회를 감독하는 콜로라도 농업부 측은 앨런이 작품을 낼 때 AI 프로그램을 썼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앨런은 "미드저니를 시험하던 중 AI가 만든 사실적 이미지에 푹 빠졌다"며 "사람들에게 이런 예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예술계와 온라인 등에선 앨런의 작품에서 예술성 유무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충분히 예술적 영역에 들어갈 수 있다", "기술을 활용한 그림도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했다. 반면 일부 예술가는 "AI가 그린 그림으로 우승하는 것은 명백한 부정 행위"라고 했다.

앨런은 이에 뉴욕타임스를 통해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 앨런'이라고 명시해뒀다"고 했다. 작품 출처를 속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앨런은 "내가 이겼고, 나는 그 어떤 규칙도 어기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기술을 증오하기보다 강력한 도구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잘 활용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 10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3만달러에 낙찰된 그림 '에드몽 드 벨라미.' 세계 최초 AI가 만든 그림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한편 AI가 예술작품을 만드는 일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올해 미드저니뿐 아니라 '달리-2'와 '스테이블 디퓨전' 등 AI 프로그램이 잇따라 공개됐다. 누구나 글만 입력하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