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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월, ‘금리 계속 인상’ 강력한 의지…8분간 ‘인플레’ 45번 언급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기대에 ‘찬물’…월가서 "매파적" 평가
더 높은 수준 금리 더 길게 유지·'70년대 실수’ 반복 안 할 것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휴양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 심포지엄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제에 고통을 일으키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계속할 것이라는 짧고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린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큰 폭의 금리인상을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일정 기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연준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로 전환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를 무너뜨려 미 증시는 일제히 3%대로 급락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8분50초의 짧은 연설 동안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45차례나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연준)은 낮고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지킬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물가 안정을 지켜야 한다는 우리의 의무에는 조건이 없다"고 단언했다.

지금과 같은 고물가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의 기대 인플레이션도 장기간 높은 수준에 머무름으로써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고착화할 위험을 경계한다고 파월 의장은 강조했다.

1970년대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해 1980년대 초고금리 정책을 펴 많은 희생을 치렀던 과거를 언급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1980년대 초 볼커 의장의 인플레이션 억제 성공은 앞서 15년간 물가를 낮추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실패한 뒤에야 나온 것"이라면서 "우리의 목표는 지금 단호하게 행동함으로써 그런 결과를 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성장 둔화, 노동 시장 여건 약화, 가계와 기업에도 약간의 고통이 오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물가 안정 복원의 실패는 훨씬 더 큰 고통을 의미한다"면서 인플레이션 억제가 최우선 과제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장기 목표인)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릴 수 있을 수준으로 정책 기조를 의도적으로 옮기고 있다"며 "가격 안정이 회복될 때까지 당분간 제한적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당장 초미의 관심사인 9월 금리인상 수준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또 한 번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지난달 기자회견 발언을 반복하면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무엇보다 파월 의장은 "역사는 (통화)정책을 조기 완화하면 안 된다고 강력히 경고한다"며 연준의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월가에서는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이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윌밍턴트러스트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루크 틸리는 USA투데이에 "파월 의장은 오늘 시장에 단순한 메시지를 던졌다. '시장은 내년 중 금리인하를 기대하지만 나는 거기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파월은 지금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이 성장을 뒷받침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분명히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닐 두타는 뉴욕타임스(NYT)에 "(물가를 잡기 위한) 과정에 고통이 없을 수 없다. 파월은 그 점에 대해 더욱 솔직해졌다"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이 올라갔다"고 내다봤다.

파월 의장의 연설 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3% 이상 급락했고, 이미 초강세인 미 달러화 가치가 더욱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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