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감위, 서류 등 홍콩 이관 채비
美PCAOB 관계자 내달 홍콩방문
美 감사문서 ‘완전한 접근’이 가늠자
시장선 “조사완료 수개월 소요” 전망
미국과 중국은 미 회계 감사관이 홍콩을 방문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중국기업의 감사기록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에 근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 패권경쟁 속 미 증시에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은 미국 측 회계감사를 거부했고 미국은 이런 기업에 퇴출 압박을 해왔는데, 금융전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소식에 중국 기업의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나스닥골든드래곤중국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6.22% 급등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과 회계법인이 감사 서류 등을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넘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관계자가 중국 기업의 감사인과 기록에 대한 현장 조사를 위해 홍콩을 방문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증감위는 최근 일부 회계법인과 기업에 이런 계획을 알렸고, 미 회계 감사관은 이르면 다음달 홍콩에 도착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소식통은 미·중간 최종합의는 미국 측이 감사 문서에 완전한 접근 권한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야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몇 주 동안 기업이 데이터 보안·개인 정보보호에 관한 자국 규정을 준수하는 한 미국 증시 상장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일부 기업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아울러 미 회계 감사관이 홍콩에서 기업의 감사 기록에 제한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제까지 미 증시에 상장된 270개 중국기업은 상장폐지 가능성에 직면해 있었다. 2020년 미 의회를 통과하고 지난해 발효한 외국기업책임법(HFCAA)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3년 연속 PCAOB의 감사를 받지 않은 기업은 상장폐지 명단에 오른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검색 포털 바이두 등 162개 중국 기업은 감사를 거부해 잠재적 퇴출명단에 포함됐다. 중국 당국은 자국 기업의 감사 서류 등에 대한 제한없는 접근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측 감사를 꺼려왔다. 특히 지난 12일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자회사인 시노펙상하이,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 중국알루미늄, 중국생명 등 5개 국영기업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5일까지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자진 상폐를 통보했다. 알리바바 등은 뉴욕 증시 퇴출에 대비해 홍콩 증시에 이중 상장하는 계획도 준비하고 있었다. 다만, 중국 측은 HFCAA가 발효한 이후 이 법을 준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앞서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 상장 중국 주식 문제와 관련, 양국 감독기구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놓을 때까지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중국 감사인을 조사할 수 있는 틀은 하나의 단계일 뿐”이라며 “(규정 준수)증거는 직접 살펴보고 결과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WSJ는 조사를 완료하는 데 수 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