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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회장의 ESG 경영에는 ‘뿌리’가 있다? [비즈360]
최종현 SK 선대회장 서거 24주기
국내최초 기업형 조림사업 시작
조립사업 수익을 장학사업 활용
SKMS, 한국 경영시스템 역사에 족적
최태원 “돈만 잘 벌어선 일류기업 못돼”
CEO세미나 후 구체적 ESG 실천방안 전망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이천포럼 2022’ 마무리 세션에 참석, 임직원들과 ESG 경영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SK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SK 그룹이 26일 최종현 선대회장의 서거 24주기를 맞았다. 재계에서는 선대회장이 생전 환경·사회·기업선진화를 중시했던 철학이 뿌리가 돼 현 최태원 회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승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최태원 회장은 영업이익에만 의존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경계하고, 사회의 지지와 신뢰를 기반으로 한 ESG경영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최종현(왼쪽) SK 선대회장이 지난 1982년 신입사원 연수교육 과정에서 SKMS(SK경영관리체계)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 선대회장은 일찌감치 산림과 사람의 중요성에 주목, 숲과 인재양성에 주력했다. 무분별한 벌목으로 전국에 민둥산이 늘어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임업)를 설립한 뒤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영동 시항산 등을 사들여 국내 최초로 기업형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조림에서 발생한 수익은 장학사업에 사용하기로 했다. 다만 임업 특성상 수익 실현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 사재 5540만원을 출연해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한다. 재단 설립 뒤에는 매해 유학생을 선발, 해외로 보냈고 학비·생활비 전액을 지원했다. 재단은 현재까지 4000여명의 장학생과 820여명의 박사를 배출한 인재 요람으로 성장했다. 또 선대회장은 1979년 국내 최초로 체계화된 경영시스템(SKMS)을 도입, 지배구조 선진화도 추진했다. 경영관리에 명확한 기준이 없었던 당시 SKMS는 경영요소와 업무방식 등의 스탠다드를 제시, 우리나라 기업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이 충북 충주시 인등산 임야를 사들여 조립 사업을 진행했다. 1970년대 초반(위)과 현재(아래)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왼쪽은 선대회장과 부인 고 박계희 여사가 인등산에 나무를 심는 모습. [SK 제공]

아버지의 이같은 경영 철학을 이어받아 최태원 회장은 ESG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그룹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5일 폐막한 이천포럼에서도 최 회장은 “단순히 영업이익만으로는 글로벌 톱티어(초일류) 기업과 SK 멤버사 사이의 기업가치 차이를 설명할 수 없다”며 “기업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는지 여부가 기업가치를 결정한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어 그는 “기업을 믿고 지지하는 고객이나 이해관계자 네트워크가 충분히 갖춰져 있다면 어떤 비즈니스를 하더라고 확장이 가능하다”며 “외부와 많은 관계를 맺는 기업이 더 많은 행복을 만들 가능성도 크다”고 강조했다.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장학퀴즈가 1973년 2월 첫 방송됐다. 장학퀴즈는 최태원 현 SK 회장의 대를 이은 후원으로 현재까지 49년째 이어지는 SK의 대표 장학사업이다. [SK 제공]

이천포럼은 최 회장 제안으로 2017년 시작된 그룹의 대표 지식경영·소통의 장인데 올해의 주제도 ESG였다. 6회째를 맞은 포럼에서는 지난 5년간 논의된 ESG의 구체적 방안이 화두였다. 최 회장은 그룹의 현 ESG 수준에 대해 “현 단계에서는 나름 목표한 대로 가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까지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때문에 그룹은 넷제로(탄소순배출 제로)를 달성할 많은 기술력과 새로운 비즈니스 추진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올해를 기점으로 SK의 ESG 경영의 현실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이같은 내용은 오는 10월 CEO(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더 심도 깊게 논의될 전망이다. ESG를 필두로 한 SK의 미래전략 수립에 대해 해외에서도 긍정적인 평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석학인 카난 라마스와미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 썬더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최 회장은 글로벌 기후 변화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줬고, 명확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과감한 모습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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