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진출 미 기업들, 멕시코 에너지산업보호정책에 반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EPA] |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정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미국의 반발과 관련, "무역분쟁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에너지 산업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하려는 에너지 주권 우선 정책을 펴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멀리하고 화석연료 기반인 국영 석유회사(페멕스·PEMEX)와 국영 전기회사(CFE)에 유리한 정책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연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 주도의 분쟁 협상 요구 발동에 대한 의견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 대해 "미국이 그런 요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미국도 우리와 합의에 도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멕시코 에너지 분야에 대거 진출해 있는 미국 업계에서는 크게 반발했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지난달 20일 미국·캐나다·멕시코 협정(USMCA) 규정에 근거해 관련 차별 문제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 측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민간 기업의 멕시코 시장 접근을 불공정하게 거부하는 한편 멕시코 업체에 우선권을 부여함으로써 USMCA 4개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멕시코 현지 언론 엘에코노미스타와 레포르마는 캐나다 역시 미국 측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며 관련 협의는 20일부터 시작됐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일부 회사들은 문제 해결 전까지 멕시코에 대한 투자를 멈추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켄 살라자르 주멕시코 미국대사는 최근 텍사스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북미개발은행(NADBank) 연례회의에서 "멕시코에 이뤄졌어야 할 투자가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정확한 수치까지는 언급하지 않겠지만, 일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의 진전이 없다"고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멕시코가 미국·캐나다 무역협정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전날 할리스코에서 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미국·케나다·멕시코 무역협정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전략의 주요 부분"이라며 "그 미래를 위태롭게 하는 일은 없다. (협정 탈퇴 의심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려도 된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 역시 "(협정) 탈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선을 그으며, 다음 달 고위급 경제 회담을 위해 멕시코를 찾을 예정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도 의견 교환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만날 경우 USMCA 문제를 의제로 올려 우리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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