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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과장님, 또 배 아파요”…“꾀병 아닌데, 또 화장실” [건강플러스]
내시경도 못 잡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랫배·배꼽 주변 통증…변비 등 동반
2030에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 많아
고지방·튀긴 음식 섭취 증상 악화 시켜
급한 식사도 복부팽만·소화불량 유발
규칙적 운동으로 스트레스 줄여야

# 중소기업 과장인 김모(42) 씨는 아침마다 배에서 보내오는 신호(복통)에 출근시간이 무섭기만 하다. 아침마다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보니 지각하는 날도 하루 이틀 늘었다. 고민 끝에 병원을 찾은 그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꾀병’ 오해, 5년간 11% 증가, 여성이 더 많아=시도 때도 없이 복통과 복부팽만감, 설사 등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다. 과거에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단순한 꾀병이나 체질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국내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2019년 162만3687명으로, 2014년 146만382명에서 5년간 11.2%, 16만여명 늘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주로 배꼽 주위 또는 하복부의 복통이나 복부불편감, 복부팽만감, 설사 또는 변비 등의 증상이 있지만 내시경 검사나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다행히 기능적 장애일 뿐 대장암 등 악성 질환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영희 가톨릭대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매우 흔한 질환으로, 복통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복통 있어도 내시경·CT 등에선 이상 발견 못해=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이나 약물, 음식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 이전에 감염성 장염이나 허혈성 장염 등을 앓은 후 생기기도 하고, 특정 음식에 의한 자극으로 내장 감각 과민성, 장관의 운동 이상, 중추신경계 조절 이상 등으로 유발될 수도 있다. 20~30대에 흔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주요 증상은 복통이다. 자다가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복통은 몇 달간 지속되고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습관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최소 6개월 전에 시작된 복통이 지난 3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반복될 때 의심할 수 있다. 이때 복통은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 활동과 관련된 경우가 많고, 복부팽만감이 종종 동반된다. 최 교수는 “빈혈이 생기거나 혈변을 보거나 체중이 크게 감소하는 등의 경고 증상이 생기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한 적 없는 50세 이상의 성인, 혈변이나 흑색변 등 위장관 출혈 동반, 수면 중 깰 정도의 심한 통증,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 등의 가족력, 철결핍빈혈, 대변분변검사에서 양성인 경우에는 대장내시경이나 복부CT 등 다른 검사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

▶식이습관 변경하고 신체활동 늘리면 증상 개선에 도움=가장 먼저 식이습관을 변경하는 것이 증상 조절에 크게 도움이 된다. 고지방식이와 유제품, 기름에 튀긴 음식, 가스가 많이 생기는 포드맵(FODMAP) 식이, 밀가루 음식, 술, 담배, 카페인 등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포드맵은 장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를 말한다. 입자가 작은 당류들은 소장에서 완전한 흡수가 안 되고 대장에서 분해가 되는데 이때 가스가 많이 생기게 된다. 이러한 식이에는 콩이나 마늘, 양배추, 식빵, 우유, 사과, 인공감미료 등이 있다. 반대로 쌀이나 토마토, 바나나, 오렌지, 유당제거우유 등 저포드맵 식이(low-FODMAP diet)는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유산균제품도 복통이나 변비, 설사 등에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트레스는 가장 큰 적, 규칙적인 식습관 중요=식생활습관 변경도 도움이 된다. 신체활동량을 늘리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증상의 개선, 장기적으로는 삶의 질 저하나 만성피로감 같은 심리적 증상을 회복할 수 있다. 과로나 과도한 스트레스는 질병의 경과를 악화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는 규칙적인 시간에 거르지 않는 것이 좋고, 급하게 식사하는 경우 복부팽만감이나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식생활이나 생활습관 변경만으로 증상 조절이 잘 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특히 설사나 변비가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크게 도움이 된다.

최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지만 이 자체로 너무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한 수면과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서 인스턴트식품이나 술, 담배, 카페인 섭취를 줄이려는 습관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자가진단

이 중 3~4가지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과민성 대장준후군이라고 볼 수있다.

▷하루 이상 걸러 대변을 본다

▷변비와 설사 중상이 교대로 나타난다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게 되면 화장실을 가지만 배변 후 시원하지 않다

▷대변에 점액질이 섞여서 나온다

▷헛배가 부르고 가스가 자주 찬다

▷언제 설사할지 몰라 대중교통 이용이 두렵다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과 찬 음식, 술을 마시면 설사를 한다

▷검사를 받아도 이상이 없다고 나온다

※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4가지 유형

▷설사형 과민성 대장증후군=하루 3회 이상의 배변횟수와 물설사를 하며 배변 시 급박감 및 잔변감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장내 유해균은 단 음식과 단 과일을 좋아하는데 유해균이 많은 사람이 이런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균이 증식하고 활동성이 커지게 되는데 유해균이 활성화되면 소장에서의 영양흡수, 대장에서의 수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설사를 유발하게 된다.

▷변비형 과민성 대장증후군=주3회 미만의 배변횟수와 단단한 배변을 보는 경우를 말한다. 장내 세균 수의 불균형으로 소장의 융모가 늘러난 사람이 밀가루,유제품, 단 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글루텐, 카제인,독소 등이 융모 틈새로 침투에 혈관에 들아가게 되는데 유해물질로 인해 탁해진 혈액을 공급받은 대장은 기능이 저하되면서 과도하게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변비가 나타난다.

▷복부팽만형 과민성 대장증후군=배변에는 쿤 문제가 없으나 아랫배나 배꼽 주변의 통증이 있으며 아랫배가 빵빵해져서 불편하고 잦은 방귀가 나오는 경우이다. 음식을 섭취하면 더부룩하면서 배가 꾸르륵하고 복부에 팽만감이 느껴진다면 장의 기능이 약해진 상태다.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긴다.

▷변비-설사 교대형 과민성 대장증후군=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며 며칠 단위로 나타나기도 하고 주기가 불규칙적인 경우다. 며칠씩 변을 못 보다가 갑자기 설사를 하다가 다시 변비가 찾아오기도 한다.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 장의 전반적인 기능이 아주 약해진 상태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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