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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코로나 사령탑’ 파우치 연말 물러난다
“12월 모든 직책 내려놓을 것”
트럼프-바이든에 대응책 조언
백신·치료제 개발도 적극 관여
모든 감염병 퇴치 최전선 누벼
54년간 의료 공직생활 마침표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지난 5월 11일 미 하원 세출위원회 청문회 시작 전 위원들을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주역인 그는 연말에 공직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물러난다. [AP]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이끌어 온 앤서니 파우치(81)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54년 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연말에 은퇴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은 22일(현지시간) 최고의 감염병 전문가 파우치 소장이 12월에 사임할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성명을 내 “내 경력의 다음 장을 찾기 위해 올해 12월 모든 직책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7월 CNN방송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첫 임기 말에 가까워질 때 쯤 은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구체적인 은퇴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파우치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부터 조 바이든 현 대통령으로 이어진 미국 코로나19 대응의 얼굴이다. 대통령 수석 의료 고문이자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의 일원으로서 대통령에게 대처 방안을 조언하고, 코로나19 백신·치료제의 개발도 관장해 왔다.

그는 27세인 1968년에 국립보건원(NIH)에 입사해 공직을 시작했다. 1984년부터 38년간 NIAID 소장을 역임하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부터 모두 7명의 대통령을 보좌했다.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위기,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탄저병 공포 등 현대 지구촌에 닥친 거의 모든 감염병 퇴치의 최전선에 섰다.

NIAID는 파우치 소장 재임 기간에 연간 예산이 3억 5000만달러에 불과한 작은 기관에서 60억 달러를 넘는 실세 집단으로 성장했다.

그는 에볼라, 지카 대응 때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했지만, 세계적인 명성은 코로나19 때 얻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초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팬데믹 대처법을 놓고 마찰을 빚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공격의 표적이 됐고, 해고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그는 WP에 “(코로나 대유행은)우리가 맞서야하는 가장 중요한 도전 중 하나였다”며 “내 팀과 나는, 역사가 판단하겠지만, 주요한 기여를 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홀로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수백만 인명을 구한 백신 개발의 주역을 했을 뿐 이다”고 했다.

파우치 소장은 연방정부에서 은퇴한 뒤에도 앞으로 있을 지 모를 전염병 퇴치에 계속 기여하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나는 NIAID 소장으로 배운 것을 과학과 공중 보건 발전에 사용하고, 앞으로 전 세계가 미래 전염병 위협에 직면해 대응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과학 지도자들을 멘토링하는 데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의 사임 발표에 대해 성명을 내고 “그를 개인적으로 만났든지, 그렇지 않았든지 간에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에 감동을 줬다”며 “그의 봉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 덕분에 미국은 더 강하고, 더 회복력 있고, 더 건강해졌다”고 치하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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