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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화’ 꺼내던 美中관계에 다시 ‘찬바람’
인디애나 주지사 대만 방문 파장
공화당 소속 홀콤 주지사 24일까지 체류
차이잉원·우자오셰 회동...韓도 방문 예정
홀콤 “경제 출장”...대만, 美지지 부각 의미
中 관영지 “대만 볼모 美 정치인 악행 연결”
21일(현지시간) 대만에 도착한 에릭 홀콤(오른쪽) 미국 인디애나 주지사가 공항에 마중나온 쉬유덴(徐佑典) 대만 외교부 북미국장과 만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 트위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미국과 중국 간 군사-외교적 긴장이 최고점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 이어 미국 인디애나 주지사가 대만을 방문하면서 양국 간 갈등에 새 뇌관이 되고 있다.

미·중 양국의 각국 주재 대사들이 대화를 통해 군사적 충돌이란 ‘비극’을 피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던 가운데 강행된 인디애나 주지사의 대만 방문으로 중국 역시 군사 훈련 재개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정상회담이 있던 2018년 이후 처음 실시하는 한미연합훈련이 22일부터 시작되는 가운데, 중국군이 대만 침공을 상정한 ‘군사 봉쇄’ 훈련 강도를 높일 경우 대만해협은 물론 동아시아 내 군사적 긴장 수위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우려된다.

21일(현지시간) 대만 자유시보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화당 소속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는 이날 경제·무역·학술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했다. 지난 14일 미 상·하원의원 5명이 대만을 찾은 지 일주일 만이다.

홀콤 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경제 개발 출장을 시작하고자 타이베이(台北)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방문 기간 양측은 경제·무역·과학기술 협력·인재 교류 등을 담은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에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을 의식한 듯 ‘경제 출장’에 방점을 둔 것이다.

홀콤 주지사는 대만을 거쳐 한국도 방문할 계획이다. 홀콤 주지사는 24일까지 대만에 머무르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을 면담하고, 우자오셰(吳釗燮) 외교부장(장관)과 만찬을 할 예정이다.

대만 측은 홀콤 주지사의 방문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준다는 의미를 부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만 외교부는 “홀콤 주지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대만을 방문한 미국 주지사”라며 “이번 방문은 양측의 각종 관계를 강화해 대만과 미국의 협력관계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홀콤 주지사의 대만 방문은 최근 미국과 중국에서 흘러나오던 ‘대화’ 기류를 다시 가로막을 것으로 보인다.

친강(秦剛) 주미 중국대사는 지난 18일 방송된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세계는 중국과 미국을 모두 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며 대화를 통해 양국이 무력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 대사의 발언은 지난 2013년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한 ‘신형 대국관계’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다음 날인 19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는 미 CNN 방송에 출연해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 대해 “중국이 조성한 과잉 반응에 따른 위기였다”며 대화 재개를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홀콤 주지사의 대만 방문과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진 않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고강도 군사훈련 등을 벌이며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GT)는 21일 기사를 통해 홀콤 주지사의 대만 방문은 대만을 볼모로 삼겠다는 미국 정치인들의 악독한 경향성과 궤를 같이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자위적 행동의 속도를 유지할 것이며, 이미 시작된 작전을 언제든 완벽히 수행해 낼 준비를 할 것”이라며 군사적 행동 재개를 시사했다.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한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도 “홀콤 주지사의 대만 방문은 중국의 엄중한 제재와 군사적 대응을 자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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