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美서 FDA 미승인·가짜 낙태약 판매 급증
해외 서버·본사 둔 웹사이트 대다수
中·러·베트남·인도 제조 낙태약 처방전 없이 판매
수요 급증으로 가격도 치솟아…최대 500달러
미국 일부 주(州)에서 여성의 낙태권이 크게 제한되자, 많은 여성들이 온라인을 통해 처방전이 필요 없는 낙태약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약을 판매하고 있는 많은 웹사이트는 미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이 아닌 약을 판매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처방전이 필요 없는 낙태약을 판매하고 있는 웹사이트 abortionrx.com. [Abortionrx.com 캡처]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여성의 낙태권을 크게 제한하자, 온라인상에서 판매되는 미승인 낙태약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시장이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낙태약을 판매하는 수십개의 웹사이트는 처방전 없이 약 구매를 가능하게 해 미 식품의약국(FDA) 규정을 위반한다. 대부분의 사이트는 누가 운영하는지, 어디서 약을 공수해 판매하는지 명확하게 명시돼 있지 않다.

FDA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한 약은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두 가지다. 그러나 낙태약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는 FDA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약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약을 판매하고 있는 다수의 웹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나 본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에 기반을 둔 한 온라인 판매처는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에서 제조한 낙태약을 구매해 판매하고 있다고 WSJ에 전했다.

인도 제약사 시플라(Cipla)가 7년 전 제조를 중단한 낙태약도 암암리에 유통되고 있는 사실도 발칵됐다.

수요가 급증하자 일부 판매처는 판매하는 약값을 올리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한 웹사이트는 낙태약 한 팩에 최대 500달러를 청구하고 있다. 미국 여성보건네트워크(NWHN)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승인된 낙태약은 종류에 따라 최소 40달러에서 최대 600달러로 판매된다.

알 카터 미국 약국경영자협회(NABP)의 전무이사는 온라인으로 낙태약 구매로 무엇을 얻는지 알기 힘들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낙태약을 판매하는 웹사이트는 약에 대한 적절한 정보와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않을뿐더러, 가짜 약을 판매하고 있을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한 FDA 관계자는 “규제 안전장치를 우회한 약물은 오염, 위조되거나 다양한 활성 성분을 포함할 수 있다”며 약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했다.

반면 낙태권 옹호단체는 원격 의료 상담이 허용되지 않은 주에 거주하는 환자들이 온라인 시장을 이용해 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들도 규제되지 않은 시장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주문한 약이 늦게 도착하는 경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몸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온라인 낙태약 구매로 일부 주에서 형사 고발을 당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yoohj@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