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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튀르키예 또 역행…80% 육박 인플레에도 기준금리 또 인하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 금리 인하…19%→13%
에르도안 “고금리가 고물가 유발”…경제학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맞서
달러 대비 리라화 가치 추락…7월 CPI 전년比 79.6%↑ ‘24년 만에 최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3자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다른 정상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물가 상승률이 80%에 육박하고 있는 튀르키예가 글로벌 추세와 반대로 기준금리를 또 인하하고 나섰다.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적인 흐름을 나홀로 역행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위원회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14%에서 13%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해 9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19%였던 기준금리를 14%까지 떨어뜨린 데 이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추가로 떨어뜨린 것이다.

이런 결정의 배경엔 정통 경제학에서 벗어난 시각을 지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의지가 깔려있다. 그는 금리를 낮추면 치솟는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며 경제학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고 주장하며 경제성장과 투자,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은행들에 차입 비용을 낮추도록 압박 중이다. 그는 “튀르키예엔 생활비 문제만 있을 뿐 인플레이션 문제는 없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줄어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감소, 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학의 이론이다. 경기가 다소 냉각되더라도 물가를 잡으려는 목적이 크다면 중앙은행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안을 고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역행을 선택한 튀르키예의 저금리 정책으로 미 달러 등 외화 대비 튀르키예 리라화(貨)의 가치가 추락했고, 에너지 등 수입 비용이 급등하며 생산 정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이날 금리 인하 발표 후 미 달러화 대비 1% 가까이 하락한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18리라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초 달러당 7.5리라였던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며 튀르키예의 물가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는 형국이다. 튀르키예 통계청(TURKSTAT)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79.6%로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따른 에너지가(價) 급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아직 회복되지 않은 공급망 문제 등의 여파에 정체불명의 국내 경제 정책까지 더해지며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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