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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봄’ 오나…高원가 지속에도 희망 보는 조선사들 [비즈360]
조선 3사 상반기 손실액 작년 절반으로 급감
후판값 상승에도 매출확대 따른 원가율 하락 영향
원자잿값 안정화로 공손충 반영 축소 요인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올 상반기에도 국내 조선사들의 적자가 지속됐다. 국제 철광석 가격 상승으로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철판) 등 원재료 부담 확대가 이어진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주 열풍이 점차 매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원가율은 떨어졌고, 이는 손실폭 감소로 나타났다. 여기에 하반기 원자재 가격 하향안정화 추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조선사들은 조만간 ‘원가의 저주’에서 풀려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 중 흑자전환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각 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지주사),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의 상반기 매출액은 13조435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2조9401억원)보다 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조5818억원인데 지난해 상반기(2조9948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이런 데에는 조선사들의 매출원가율이 감소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조선 3사의 올 상반기 평균 매출원가율은 109%로, 지난해 상반기(127%)보다 큰 폭 감소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 기간에 107%에서 103%로 줄었고, 삼성중공업은 122%에서 106%로 하향됐다. 대우조선해양은 152%에서 119%로 감소해 조선 3사 중 최대폭 하락했다.

사실 원자재 가격 자체는 지난해보다 올 들어 더 오른 상태다. 한국조선해양이 반기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후판값은 지난해 t당 112만원 수준에서 올 상반기 127만원까지 올랐고, 형강은 101만원에서 123만원으로 상승했다. 선박 외판 도장용 페인트 가격도 ℓ당 3.75달러에서 4.20달러로 증가했다. 삼성중공업도 후판값이 지난해 121만원에서 올해 132만원까지 올랐다고 밝혔고, 형강값은 116만원에서 129만원으로 상승했다고 공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밝힌 후판값은 같은 기간 109만원에서 127만원으로 오른 상태다. 이같이 원가(분자) 자체는 올랐지만 수주 확대에 따른 전체 매출(분모)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원가율이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이다.

또 원자재 가격 강세가 주춤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공사손실충당부채(이하 공손충) 반영 규모가 줄어든 것도 원가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공손충은 과거 수주물량에 대한 원가 상승 전망 시 이에 따른 예상 손실을 현재의 결산시점에 원가로 반영하는 것을 가리킨다. 실제로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7844억원 수준이었던 공손충은 올 상반기 7056억원까지 축소됐다.

공손충은 조선사와 선주의 선가 협상 시 ‘버퍼(여유금액)’를 둘 수 있는지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그렇지 않을 경우 원가 변동에 따른 손실액은 현재와 같이 고스란히 조선사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021년 이후 조선사 적자의 상당 부분은 공손충 설정에 기인하고 있다”며 “조선 3사의 최근 분기별 영업이익률 추이를 보면, 각 사의 수익성이 공손충 순전입액(전입액-환입액)과 궤를 같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 하반기 원가 상승폭 제한과 매출 상승이 동반되면서 조선사들의 적자 상황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 하향안정 추세가 확인되고 있어 2023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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