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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호사도 사건 상황 몰라…미로 늪 빠진 형사절차
9월10일 개정 형소법·검찰청법 시행 임박
1년 8개월 만에 형사사법체계 다시 변화
처리 지연, 사건 파악 어려움 문제 누적돼
“현행 제도 문제점 개선 논의 필요” 지적
그래픽=김효민. [헤럴드DB]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개정 형사소송법, 검찰청법과 법무부가 개정을 추진 중인 검찰 수사개시 관련 규정이 9월 시행되면 1년 8개월 만에 형사사법체계가 다시 바뀐다. 당사자는 물론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도 사건 상황 파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처리 지연 등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재판소가 효력을 정지시키지 않는 한 지난 5월 공포된 개정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은 9월 10일부터 효력이 생긴다. 법무부가 입법예고 중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도 함께 개정법 효력 발생에 맞춰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월 검·경수사권 조정 시행으로 크게 달라졌던 형사사법체계가 기본 틀 안에서 또 다시 바뀌는 셈이다.

개정법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대통령령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면서 제도 변화는 검찰 수사영역에 맞춰졌다. 대통령령이 법의 한계를 벗어났는지를 두고 논란도 벌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정작 지나치게 복잡해져 변호사들과 수사 담당자들조차 체계 파악이 안 된다고 하는 형사사법체계의 문제점을 두고선 개선 논의가 전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사건을 주로 담당하는 일선의 변호사들은 지난해 새 제도가 시행된 이후 처리 자체가 오래 걸리고, 사건 상황을 알기 어려웠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한 중소로펌에 근무하는 한 변호사는 “사실관계나 법리가 전혀 복잡하지 않은 모욕죄 사건도 고소 후 1년 넘게 마무리되지 못하는 게 현행 제도”라며 “기본적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건 물론이고, 얼마나 수사가 진척됐는지도 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구하면 검사의 자기 사건이 사라져 언제 처리가 되든 미제로 남지 않는다”며 “경찰에선 수사 시한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수사권 조정 이후 사건이 계속 몰리기 때문에 지연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누에다리에서 바라본 대검찰청과 서초경찰서 및 서울고검·서울중앙지검의 모습. [연합]

게다가 체계 자체가 매우 복잡해져 변호사는 물론 수사 담당자들조차 절차가 헷갈린다고 하소연한다. 일선의 한 간부급 검사는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검사들도 수사할 수 있는지 없는지, 다음 절차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일일이 찾아봐야 한다”며 “조만간 법이 바뀌면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 5월 발표한 ‘형사사법제도 개선을 위한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다. 전체 설문 응답자 1155명 중 73.5%가 고소 사건 진행 중 경찰 단계에서 조사가 지연되거나 연기된 사례를 직접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57%는 고소사건 처리 지연과 관련해 사유에 대한 안내·설명·통지 등을 받은 적이 없고, 27.8%는 여러 차례 문의해 어렵게 설명을 들었다고 답했다. 사건 파악이 어렵고 처리가 지연되는 문제를 고스란히 당사자들이 떠안고 있는 셈이다.

일선 변호사들은 형사사법체계의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현행 제도의 문제점 개선에 관한 논의가 무엇보다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로펌에 근무하는 송무 변호사는 “검수완박 검수완박 하면서 검찰 직접수사권만 가지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게 민생과 무슨 관련이 있냐”며 “작년부터 시행된 제도가 안착하긴커녕 문제점만 누적시키고 있는데 정치권에서 평범한 시민들을 위한 제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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