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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의 성지’ 크름반도 공격...우크라, 전쟁 주도권 쥐나
우크라전 러시아 영토로 확전 조짐
크름 마이스케 마을 러軍 탄약고 폭발
사키 러軍 비행장 폭발 이후 1주일 만
우크라 고위관계자들, 의도적 공격 시사
러 국방부, 우크라측 사보타주 강력 비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에 있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에서 폭발이 발생한 후 주변 변전소에 화재가 발생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름(러시아명 크림)반도 내 러시아군 탄약고에서 화재로 인한 폭발이 발생해 변전소·철도 등 기반 시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들은 잇따라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때문에 발생했다는 점을 시사하고 나섰다. 불과 1주일 전 발생한 러시아 공군 비행장 내 의문의 폭발 책임에 대해 부인하던 것과 180도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 러시아 역시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개시될 경우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며 수차례 경고한 만큼 확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러시아 현지 코메르산트 신문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 15분께 크름반도 잔코이 지역의 마이스케 마을에 있는 군부대 임시 탄약고 지역에서 불이 났다”며 “화재로 보관 중이던 탄약이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 TV는 폭발 이후 주변 변전소에서도 불이 나면서 인근 주민 2000여명이 대피했고, 열차 7대의 운행이 연착되고 일부 철도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이번 폭발은 지난 9일 크름반도 사키 공군 비행장에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폭발 후 1주일 만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폭발로 러시아군 병사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으며, 정밀 타격의 결과로 보이는 분화구가 다수 확인된 비행장에 있던 군용기 9대가 파괴된 모습이 위성 사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정부는 군 비행장 폭발이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1주일 후 발생한 탄약고 폭발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군의 의도적인 공격이란 점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정상 국가(우크라이나)의 크름반도는 흑해와 산, 휴양이 있는 지역이지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는 침략자와 도적들의 사망 위험이 높은 곳이 됐다”며 “향후 2~3개월에 걸쳐 사키 비행장 폭발 사고와 같은 형태의 공격이 더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크름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크름대교는 불법 건축물이며, 이런 것은 파되돼야 한다”며 공격을 암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점령자들의 탄약과 물자가 있는 군사 시설, 지휘소 등을 파괴하는 것은 우리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보타주(sabotage·비밀리에 적의 주요 시설을 파괴하는 것) 작전의 잇따른 성공에 자신감을 얻은 우크라이나 측이 크름반도 내 러시아 배후 시설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앞서 ‘크름반도 탈환’을 전쟁의 주요 목표로 천명한 만큼 공세에 고삐를 죌 가능성도 높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탄약고 폭발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의) 사보타주 결과”라며 강력 비난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름반도에 대해 ‘러시아의 성스러운 땅’이라고 말했고, 지난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우크라이나가 크름반도를 공격하면 ‘심판의 날’이 올 것이라 경고했다”며 “전쟁이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전 러시아 영토로 확산되는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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