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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 전일제학교’ 효과 있을까…“대부분 학원행, 질적 제고 필요”
교육부, 전일제학교·‘돌봄 운영’ 오후 8시 확대 등 추진
국가책임교육제 일환이지만 학부모들, 실수요에 ‘의문’
“아이들 장시간 학교에…스트레스 등 우려”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중구 청구초등학교에서 방학을 맞은 학생들이 선생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강한 반발 속에 사실상 폐지된 ‘만 5세 입학’ 학제개편안 대신 교육부는 ‘초등 전일제학교’를 대안으로 내놨지만 학부모와 교육계 반응은 싸늘하다.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늘리며 국가교육책임을 강화한다는 교육부의 설명과는 달리 여전히 돌봄 목적 사교육이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학부모들은 돌봄의 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하교 후 자녀들의 학원행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단 교육부는 2025년부터 초등 전일제학교로 방과후 과정을 확대하고 내년부터 돌봄교실 운영 시간을 오후 8시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학부모에게 체감되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현장에서는 돌봄 수요는 있으나 학원이 선호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4월 발표한 ‘온종일 돌봄정책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학부모들의 ‘학원 선호’ 응답률은 52.7%로 초등 돌봄교실(36.3%)과 방과후학교(28.9%)에 비해 높았다. 학원이 돌봄과 교육의 역할을 동시에 해결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남 지역에서 초등학생 2명을 키우는 30대 학부모 A씨는 “학원에서는 차에 태워 갔다가 집까지 데려주지 않냐”면서 “학원이 어려우면 차라리 주변에서는 저녁밥까지 먹여주고 집까지 태워주는 지역아동센터에 (아이를)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할 돌봄교실 실수요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자녀를 키우는 맞벌이 학부모 강모(40) 씨는 ”주변에 (오후) 7시까지 돌봄(교실을) 보내는 엄마는 거의 없다”면서 “(오후) 3시30분만 돼도 학원으로 아이들이 빠지고 아이가 마지막까지 남아 빨리 데리러 와 달라는 전화에 민망한 적도 많다”고 했다.

실제 교육부가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에 제공한 ‘2022년도 범정부 온종일돌봄 수요조사’를 보면 돌봄 필요 시간(중복응답)이 오후 7~9시인 경우는 1.76%였다. ‘수업 끝난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수요가 68.66%로 가장 많았고 ▷오후 5~6시 13.88% ▷오전 7시부터 수업 전까지 8.22% ▷오후 6~7시까지 7.48%로 뒤를 이었다.

다만 질 높은 방과후연계 돌봄교실일 경우 아이를 보내겠다는 학부모도 있다. 경남 거제에서 초등학교 3학년을 키우는 맞벌이 학부모 서모 씨는 “교과목과 피아노 수업은 학습 연결성을 고려해 학원, 과학 실험 같은 흥미 위주 방과후 수업에 아이를 보낸다”면서 “질만 보장된다면 사교육 대신 선택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육계와 관련 전문가들은 아동 권리 입장에서 전일제학교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영심 숭실사이버대 아동학과 교수는 “안전 면에서 학교가 안심되는 ‘돌봄 장소’가 될 수는 있으나 아이들이 장시간 오래 있는 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교실과 다른 별도 공간이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현미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돌봄분과장도 “아이들 입장에서 고통은 아닌지, 돌봄 인력도 누군가의 학부모인데 늦게까지 아이와 학부모가 분리돼 학교가 맡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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