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판매중단 2년만에 지각 조치
미국 제약업체 존슨앤드존슨(J&J)이 ‘발암 논란’이 제기된 활석(탤크) 성분 베이비파우더(사진) 제품을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북미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한 지 2년여 만이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은 이날 성명을 통해 내년부터 활석 성분을 원료로 한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한 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은 “모든 베이비파우더 제품을 (활석 대신) 옥수수 전분을 기반으로 한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기로 상업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0년 5월 존슨앤드존슨은 활석 성분이 든 베이비파우더 논란이 불거지자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서만 활석 성분이 든 베이비파우더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 나머지 지역에선 활석 성분이 든 베이비파우더 제품에 대한 판매를 계속해왔다.
존슨앤드존슨은 베이비파우더를 포함해 활석 제품들이 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약 3만8000건의 소송에 직면해 있다. 특히, 2018년 미국 미주리주(州) 배심원단은 여성 피해자 22명이 베이비파우더 속 활석이 난소암을 발생시켰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에 49억9000만달러(약 6조5000억원)를 지불하라는 평결을 내리기도 했다.
반면, 존슨앤드존슨 측은 활석 제품이 안전하며 자체 성분 검사에서도 석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구에서 가장 무른 돌인 활석은 발암물질인 석면 근처에 분포하는 경우가 많아 석면 오염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한편, 존슨앤드존슨은 지난해 활석 관련 배상 책임이 있는 사업부를 분할해 만든 LTL 매니지먼트 LLC에 대한 파산 보호 신청을 통해 각종 소송 진행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거대 기업의 소송 회피를 위한 꼼수라며 기업이 벌이는 최악의 사기 행각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