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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수해현장서 의정홍보 사진 챙기는 게 먼저인 여당 의원

수해복구 현장에서 여당 국회의원의 가벼운 처신과 부적절한 발언이 이제 막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고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국민의힘에 찬물을 끼얹고, 수마가 할킨 상처로 고통받고 있는 수많은 이재민의 상처를 덧나게 하며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11일 현역 의원 40여명, 당직자 등 350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수해를 입은 서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찾았다. 목에 수건을 두른 채 대기 중이던 김성원 의원은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를 향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동료 의원이 김 의원의 손을 툭 치며 제지했지만 이미 방송 카메라에 잡힌 뒤였다.

김 의원의 발언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해 달라. 수재민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한 주 위원장의 당부 직후 나온 것이어서 심각성이 더하다. 주 위원장의 신신당부에도 이런 말이 습관적으로 나올 만큼 재해 현장은 곧 의정활동 홍보의 노른자위라는 생각이 무의식처럼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수재민의 눈물과 고통은 둘째고 의정 홍보사진 챙기는 게 먼저라는 게 2선 중진 김 의원에게 유전자처럼 각인돼 있는 것이다. 많은 국민이 국회의원들 자원봉사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데 김 의원의 입을 통해 속내를 확인한 셈이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했지만 야당도 오십보 백보일 것이다.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가 있는 공직자에 대한 질타는 이날 시장 상인의 외침인 “여기서 길 막고 뭐 하세요”가 웅변한다. 사당2동 주민센터 앞에서 주 비대위원장, 권 원내대표, 이 지역 당협위원장인 나경원 전 의원이 차례로 발언하던 중 나온 발언이다. 도우러 왔다는 이들의 말이 길어지는 동안 장적 시장 납품차량이 가로막혀 움직이지 못하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공직자 자원봉사의 상당수가 민원 해소보다는 민폐가 되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통령실도 당을 탓할 주제가 못 된다.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신림동 일가족 참변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홍보용 카드뉴스로 만든 것이 가뜩이나 뿔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구조 실패에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참사 현장을 국민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통령 이미지를 만들 기회로 삼으려 했다. 들끓는 비난에 황급히 카드뉴스를 삭제했지만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이러니 대통령실 정무·홍보라인을 당장 물갈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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