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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신’ 보고 남해 갈 결심?…박해일 거닐던 그 바다 [H.OUR]
배우 박해일이 영화 ‘한산 : 용의 출현’에서 맡은 이순신 역할(왼쪽). ‘헤어질 결심’에서 맡은 형사 해준(오른쪽). [CJ ENM] [롯데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남해와 지독하게 얽힌 한 남자가 있다. 지난 6일 개봉 11일 만에 4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N차 관람 열풍을 불러온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헤어질 결심’으로 또 한번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배우 박해일(45)이다.

두 영화가 흥행하자 작품의 스토리를 조합한 "왜구를 한산도 앞바다에 버려요(저 폰은 바다에 버려요, '헤어질 결심' 中)" "깊은 곳에 수장시켜 아무도 못 찾게 해요(깊은 데 빠뜨려서 아무도 못 찾게 해요, '헤어질 결심' 中)" 등 패러디가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박해일의 이름을 두고 "이름에도 바다(海)가 들어간다"며 배우와 흥행, 바다와의 연관성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반응도 눈에 띈다.

박해일이 맡은 다른 시간대의 두 배역은 모두 바다로 간다. 조선의 바다를 지킨 이순신, 존재가 '붕괴'된 채 가상의 해안도시 '이포'로 도망친 형사 해준. 이야기들의 끝 역시 바다다.

두 영화의 동시 상영이 빚어낸 '박해일 유니버스'를 따라 영화의 잔상을 쫓다보면 어느새 발길은 남해에 닿는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서래 분)와 박해일(해준 분)이 산에서 바다로 하강하듯, 두 영화에 등장하는 명소를 따라가봤다.

①전남 순천 송광사 ② 남해 아난티 ③사천 삼천포 메가박스 ④통영 이순신 공원. [네이버 지도]
"마침내"…순천 천년 사찰 송광사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와 해준(박해일). 전남 순천 송광사에서 촬영했다. [CJ ENM]

'헤어질 결심'에서 해준과 서래가 법고(法鼓)를 사이에 두고 교감하던 사찰은 전남 순천 조계산(884m) 자락에 자리잡은 천년 고찰 ‘송광사’다.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조계종 5대 총림 중 한 곳이다.

해준과 서래는 형사와 사건 용의자로 만난다. 서로에게 미묘한 감정을 갖게 된 둘은 가을비가 내리는 고찰에서 우산을 나란히 쓰고 손을 잡으며 빗속 밀회를 즐긴다.

송광사 배치도.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이 영화 촬영 장소다. [송광사 홈페이지]

박해일이 탕웨이와 걷던 사천왕문을 따라 사찰로 들어서면 곧바로 영화 속 범종과 법고와 마주하게 된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짜리 맞배지붕 누각인 종고루 2층에서 촬영했다. 김지용 촬영감독과 탕웨이가 꼽은 '최고의 한 장면'이다.

경내로 걸음을 더 옮기면 보조국사 감로탑으로 향하는 계단길이 나온다. 범인을 잡기 위해 질끈 묶던 해준의 신발끈이 이곳에서 풀렸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와 해준(박해일)이 커다란 법고를 사이에 두고 교감을 나누는 장면. [CJ ENM]

박해일은 영화 ‘나랏말싸미’ 촬영에 이어 벌써 두 차례나 송광사를 찾게 됐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절 근처 맛있는 산채 비빔밥집을 꿰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탕웨이도 촬영 당시 템플스테이로 머물며 매일 아침 5시에 스님들과 아침 식사를 하는 등 잊지 못할 장소로 송광사를 꼽은 바 있다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 탕웨이 머물던 수상한 ‘이포’ 그 집의 정체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가 영화 속 가상의 도시 ‘이포’로 거처를 옮긴 뒤 머물던 집이다. [CJ ENM]

‘헤어질 결심’의 2부는 남해 인근 도시에서 산과 바다를 넘나들며 찍었다. 가상의 도시 ‘이포’에 있는 탕웨이의 극중 저택을 보고 누가 사는 집인지 궁금해 하는 관객이 많았지만, 실제론 아무도 살지 않는다. 리조트다.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CJ ENM]

서래와 두번째 남편(박용우)이 도피처로 삼았던 이포 저택은 아난티 남해 리조트 내 옥중옥인 회원전용 ‘더 하우스’다. 럭셔리 리조트로 꼽히는 아난티 남해에서도 서래의 집은 특별하다. 단 한 채 뿐인 200평 독채 빌라의 마당에 자리한 프라이빗 풀은 남해의 푸른 바다 풍광을 마음껏 독점할 수 있는 명당 중 하나다.

남해 아난티 더 하우스. 영화 ‘헤어질 결심’의 서래(탕웨이)가 도피한 가상의 도시 ‘이포’. 극중 형사 해준 역할을 맡은 박해일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CJ ENM]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던 서래의 명대사가 탄생한 갯바위 장면도 근방에서 찍었다. 비회원도 머물 수 있는 일반 객실은 ‘펜트하우스 C(35평)’ 타입이 평일 기준 1박 46만원.

경남 남해군 아난티 남해 리조트 앞 갯바위에서 해준과 서래가 "내가 그렇게 만만합니까" "내가 그렇게 나쁩니까"라는 명대사를 주고받는 장면. [CJ ENM]
“전설의 괴물 복카이센” 왜구 떨게 한 거북선 첫 출정지 사천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난중일기〉 5월 29일 맑음.
적의 무리는 두려워 물러났는데, 화살에 맞은 자가 몇 백인지 그 수를 알 수 없고 그 가운데 많은 수를 목잘랐다. 군관 나대용이 총환에 맞았고, 나 역시 어깨를 관통하였으나 중상에 이르지는 않았다. 사부와 격군 중에서도 총환에 맞은 자가 많았지만, 적선 13척을 불사지르고 물러나 주둔했다.

거북선 첫 출정지인 경남 사천은 영화 '한산' 초반 등장하는 사천해전(1592년 5월 29일~6월 1일)이 벌어진 곳이다. 이순신이 어깨에 총을 맞아 관통상을 입는 전투이자, 거북선의 등장으로 왜군을 떨게한 전투의 실제 배경이다.

영화는 물에 배 한번 띄우지 않고 특수효과로 촬영해 극장에선 진짜 사천 바다를 볼 수 없다. 가슴이 웅장해지는 진짜 풍광은 직접 발걸음을 해야만 볼 수 있다.

삼천포 메가박스. [삼천포 메가박스 페이스북]

마침 두 가지 니즈를 충족하는 명당이 사천에 있다. 사천 바다와 영화 ‘한산’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삼천포 메가박스다. 최근 SNS 성지로 떠오른 이곳은 영화 시작 전후로 통창 너머 바다뷰를 볼 수 있는 특징 덕에 입소문을 탔다. 3개관 규모의 작은 극장이지만 최근에는 ‘한산’을 매일 6~8차례 줄기차게 상영하는 중이다. 전 좌석이 누워서 관람 가능한 2D 로얄석이다. 관람료는 평일 기준으로 성인 1만5000원.

“물 들어온다 노 저어라”…왜구 수장된 통영 앞바다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속 한산대첩. 학익진을 펼친 모습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한산도 앞바다가 펼쳐진 통영에서는 이번 주말(6일) 61회 ‘통영한산대첩축제’가 3년 만에 다시 닻을 올렸다. 매년 한산대첩이 벌어진 1592년 음력 7월 8일(양력 8월 15일)을 전후해 한산대첩을 재현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이순신 장군 관련 축제다.

〈한산 : 용의 출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열리는 이번 축제는 영화 ‘한산’ 상영 시기와 맞물린 시의적절한 때 열려 내심 특수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올해는 영화 ‘한산:용의 출현’ 개봉에 맞춰 영화를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특별 초청강연까지 연다.

제58회 공중한산해전 통영 거북이 노젓기 대회

14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축제에선 한산도 앞바다에서는 한산대첩 승전을 축하하는 불꽃놀이와 해상 선박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이순신 공원에서는 공중에서 재현하는 특별한 한산해전 공연도 볼 수 있다. 7일에는 ‘제13회 통영 거북선 노젓기 대회’도 열린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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