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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약시장 급랭...수억원 안전마진 보장된 ‘줍줍’만 선방
청약 경쟁률 무색 미분양 급증
서울도 10곳 중 7곳 줍줍청약
10억 이상 시세차익 예상되는
하남 1가구에 4000명 몰려

당첨만 되면 1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경기 하남의 아파트 1가구를 잡기 위해 4000여명이 몰렸다. 최근 금리 인상과 고물가, 경기침체 우려 속 청약시장의 열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서도 확실한 안전마진이 보장된 무순위청약, 일명 ‘줍줍’만 흥행하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최근 몇 년간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혔던 서울에선 올 들어 청약 단지 10곳 중 7곳이 무순위청약을 진행할 만큼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대구에선 또 한 번 소수점 경쟁률을 기록한 분양 단지가 나왔다.

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무순위청약을 진행한 ‘위례포레자이’ 전용면적 131.8877㎡ 1가구 모집에는 4030명이 몰렸다.

이 단지는 시세차익만 10억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로또’로 통하면서 하남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무주택 가구 구성원만 신청할 수 있음에도 많은 청약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는 9억2521만원인데, 인근 새 아파트 매매가로 추정한 시세는 20억원 정도다.

같은 날 진행된 과천시 별양동 ‘과천자이’(과천주공 6단지 재건축) 전용 59㎡ 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 특별공급에는 230명이 신청했다. 이 단지 역시 10억원이 훌쩍 넘는 시세차익이 예상돼 청약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분양가는 전용 59㎡가 8억1790만~9억1630만원, 전용 84㎡가 9억7680만원 수준인데 이 단지 전용 84.93㎡는 지난달 16일 20억5000만원(7층)에 팔렸다.

이에 반해 청약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최근 몇 년간 청약불패 지역으로 불렸던 서울에서는 올해 상반기 총 10개 단지가 청약을 진행했는데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 ‘힐스테이트 세운 센트럴 1·2단지’ 등 3곳만 최초 청약에서 완판(완전판매)에 성공했다. 나머지 7곳은 무순위청약을 진행했거나 진행을 앞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최근 청약을 진행한 ‘신독산 솔리힐 뉴포레’는 17가구 모집에 385명이 몰리며 22.6대 1의 양호한 경쟁률로 1순위 마감했지만, 예비당첨자 추첨을 거치고도 주인을 모두 찾지 못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서 청약자를 모집한 ‘창동 다우아트리체’도 12대 1의 경쟁률이 무색하게 완판에 실패했고 무순위청약에서도 계약자를 채우지 못했다. 오는 8일 60가구에 대한 무순위청약을 추가로 진행한다.

이렇다 보니 미분양 아파트도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서울의 미분양 아파트는 719가구로 올해 1월(47가구)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단지들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대구에선 소수점 경쟁률을 기록한 분양 단지가 등장했다. 대구 서구 비산동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지난 3일까지 청약을 진행했지만 총 757가구 모집에 단 106명이 청약통장을 쓰면서 0.14 대 1 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원자재값 상승, 중도금 집단대출 불가 규제 등으로 분양시장 환경이 악화돼 있는 데다 전반적인 주택거래 위축, 가격 움직임 둔화 등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전처럼 뜨거운 열기를 기대하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양영경·김은희·이민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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