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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美·나토 견제 “수개월 내 ‘치르콘’ 해군에 배치”
북극해 등 영향력 확대 ‘해양 강국’ 선언
“호위함 고르슈코프 제독함에 최초 탑재
배치지역은 안보이익에 따라 결정” 주장
흑해·발트해·쿠릴 포함 해양 독트린 서명
美 해양 지배정책·나토 동진 위협에 대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그 의 바로 뒤에 서 있다(위쪽 사진). 지난 5월‘ 고르슈코프 제독함’에서 러시아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이 시험 발사되고 있는 모습. [로이터·타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을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을 몇 달 안에 러시아 해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극해와 흑해 등 해상 요충지에서 러시아군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로이터와 타스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배치 지역은 러시아의 안보 이익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해함대 소속 4500t급) 호위함 ‘고르슈코프 제독함’이 이들 가공할 무기를 실전 배치할 첫 번째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요한 건 러시아 해군의 능력인데, 러시아 해군은 누구든 우리의 주권과 자유를 침해하려는 이에게 번개와 같은 속도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음속의 9배 속도로 날아갈 수 있어 지구 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이 가능하다. 탄도 미사일은 높은 고도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대기 중에서 낮은 궤도로 날아가다가 목표물을 빠르게 타격한다. 또한 극초음속 미사일은 조종이 가능해 추적과 방어도 어렵다.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겨냥한 각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어 전쟁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도 불린다. 선박에 장착하는 치르콘 순항 미사일은 최고 마하 8(9792㎞/h)의 속도로 비행해 기존 미사일방어(MD) 체계로는 사실상 요격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2019년 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2020년 치르콘의 첫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치르콘으로 약 1000㎞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시험 발사를 마쳤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날 연설 직전에 새로운 해양 독트린에 서명했다.

그는 “새로운 해양 독트린은 우리 국익의 영역과 경계를 공개적으로 지정한다. 이는 북극해, 흑해, 오호츠크해와 베링해, 발트해와 쿠릴 해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수단을 다해 이들 해역을 지킬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분명히 했다. 55쪽에 걸친 이 문건은 미국과 나토를 러시아의 주요 안보 위협으로 적시했다. 독트린은 “세계 해양을 지배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정책”과 “나토 군 동맹의 러시아 국경 쪽으로 이동”이 안보 위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제기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러시아 북방·태평양·발트·흑해 함대 소속 40여 척의 함정과 잠수함, 해군 및 우주 항공군 소속 40여 대의 비행기와 헬리콥터 등이 참여했다. 푸틴 대통령은 전용선에 올라 함정 열병식을 시찰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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